“때가 왔다, 주식 사라 나는 이미 사고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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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가 울 때를 기다리다간 봄을 맞지 못할 것이다.”

월가의 유명 투자가인 워런 버핏(사진)이 공개적으로 ‘주식 매수 타이밍’을 선언했다. 신문에 온갖 나쁜 뉴스만 나오고, 모든 사람이 공포에 사로잡혀 있는 지금이 장기 투자자에겐 더할 나위 없는 투자 적기라는 얘기다. 좋은 뉴스를 기다리다간 때를 놓칠 것이라는 경고도 덧붙었다.

최근 골드먼삭스·GE 등에 투자하며 금융 위기의 ‘소방수’로 나선 그는 이번엔 신문 칼럼을 통해 개인 돈으로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고 공개했다. 17일 뉴욕 타임스(NYT)에 기고한 칼럼의 제목은 ‘미국 주식을 사라. 난 이미 사고 있다(Buy American. I Am.)’다. 그는 이 칼럼에서 “그간 개인 계좌의 돈은 안전한 미국 국채에만 투자했지만, 요즘은 미국 기업들의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가가 지금처럼 계속 낮다면 개인 재산 100%를 미국 주식으로 채울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투자에 나선 논리는 간단하다. “다른 투자자들이 탐욕을 부릴 때는 두려워하고, 그들이 두려워할 때는 탐욕을 부려라”는 그의 ‘역발상 공식’이다. 버핏은 “미국의 많은 건전한 기업이 일시적인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지만 앞으로 5년, 10년 혹은 20년 후에는 다시 수익률 경신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돈을 벌려면 항상 한 발 빨라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경제가 회복되기 한참 이전에 주가는 상당히 올라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간단한 ‘역사의 교훈’을 되새겼다. 대공황기인 1932년 뉴욕증시의 다우지수는 사상 최저를 기록했지만 플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취임한 다음 해 봄 주가는 이미 30%가량 뛰어 있었다는 것이다. 당시는 미국 경제가 회복 조짐을 보이기 전이었다.

버핏이 주식을 사고 있다는 소식에 이날 미국 뉴욕증시의 다우지수는 한때 250포인트 뛰기도 했다. 하지만 소비자신뢰지수가 추락하는 등 ‘나쁜 뉴스’가 쏟아지면서 하락 마감했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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