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이후일본정국>上.자민당 중심 보수세력 총집결

중앙일보

입력 1996.10.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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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10.20 일본 중의원선거는 냉전체제 붕괴후 지속돼온 일본사회의 보수화 경향이 유권자의 표로 확인된 한판이었다.선거전에서각 정당중 유일하게 독도영유권.신사참배를 공약으로 내세우는등 보수흐름을 주도한 자민당이 초반부터 각종 여론조 사에서 일방적우세를 보인 끝에 낙승을 거둔 것은 새 정권하에서도 과거사.영토문제를 둘러싸고 한.일간에 여전히 마찰이 되풀이될 것이라는 우려를 낳게 한다.
총선에서 중의원의석을 상당수 늘린 자민당은 「2기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郎)연립정권」을 통해 상대적으로 안정된 정국운영을 꾀할 수 있게 됐다.하시모토 총리는 오랜 정적인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郎)신진당 당수와의 이른바 「이치-류( 一龍)전쟁」에서도 승리,신진당을 궁지에 몰아넣는 기쁨도 누렸다.
2기 하시모토정권은 대(對)북한 정책에서의 한.미.일 3자공조를 유지하고,한.미 양국의 4자회담 제의를 지지하는등 이제까지의 대한국 외교정책을 유지할 것이 확실하다.미.일안보조약을 기축으로 삼아 동북아에서의 정치.군사적 영향력을 늘린다는 기본구상에도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한편 북한은 사민당이 더욱위축된 이번 총선을 계기로 대일본 외교의 중심축을 완전히 자민당 위주로 전환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하시모토 총리의 앞날이 반드시 밝은 것만은 아니다.당장 연립파트너였던 사민당과 신당 사키가케가 참패하는 바람에 연립정권을 꾸미는 작업부터가 만만치 않은 형국이다.자민당은 2백65석 이상의 안정의석수를 가진 연립정권을 만들기 위해 이들 두당은 물론 민주당에도 제휴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또 총선패배로 내분이 예상되는 신진당 의원들을 상대로 영입작업을 추진할가능성도 있다.하시모토 총리가 20일밤 『사민당.신당 사키가케와의 우정은 당연히 계속될 것』이라 면서도 『당.개인을 불문하고 변혁의 시대에 동참할 분이라면 누구와도 연대할 것』이라고 말한 것은 이같은 포석의 일환이다.자민당은 참의원 의석(1백8석)이 과반수(1백27석)에 크게 미달한다는 점에도 큰 부담을느끼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는 신생 민주당과 공산당이 각각 「행정개혁」과 「여당경험이 없는 유일야당」을 내걸고 성공을 거둬 주목을 끌었다.식민지지배.침략전쟁등 과거사 반성을 주요이념으로 표방하고 있는 이들 정당이 자민당 위주 연립정권의 행보를 어느정도 견제할지가 관심거리다.
새 정권은 국내정책면에서도 난제가 첩첩이 쌓여 있다.소비세 인상(3%에서 5%로)에 대한 국민의 반감을 어떻게 달랠지부터거품경제 붕괴이후 계속된 불경기를 돌파하는 문제,행정개혁으로 관료사회를 일신하는 문제,규제완화,국민노령화에 따라 불가피해진노인개호(介護)보험 도입등 국내용 선거공약들을 이행하기도 쉽지않은 형편이다.
한편 일본 정치권에서는 처음 치러진 1구1인의 소선거구제라는요인때문에 후보들이 국정문제보다 지역민원들을 주요공약으로 내세웠고 선거전이 중선거구 시절보다 치열해져 법제정 취지와 달리 실제 선거비용이 훨씬 더 들었다는 문제점이 벌써 부터 지적되고있다.
도쿄=노재현 특파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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