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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내장산등 단풍으로 온통 울긋불긋 치장하고 손짓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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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을이 오는 듯하더니 설악산과 대관령에는 벌써 서리와 함께 첫얼음이 얼었다.가을의 마지막 절기인 상강(霜降.23일)도 1주일 앞으로 다가왔다.설악에서 달려온 단풍은 벌써 남부지방의 지리산까지 붉게 물들이며 10월을 곱게 태우고 있다.
온통 단풍 세상이다.가을단풍의 메카는 설악산이다.설악의 단풍은 백담사에서 시작해 수렴동계곡~봉정암~대청봉~희운각대피소~천불동계곡~비선대까지 내.외설악을 잇는 80리길을 오르내려야 그진수를 만끽할 수 있다.그러나 올해는 동해안 무장 공비 사건으로 기존의 5개 등산로가 오전6시~오후6시까지만 개방되고 있다.설악산 단풍은 이번 주말이면 양폭.쌍폭.권금성까지 물들 것으로 예상된다.온 산이 활활 타오르는 대표적인 단풍관광지를 소개한다. ◇내장산 내장산(전북정읍시.7백63)은 지리산.월출산과함께 호남의 5대 명산중 하나다.내장산의 가을을 대표하는 것은핏빛처럼 붉은 단풍이다.이곳에는 국내에 자생하는 15종의 단풍나무중 11종이 서식하고 있다.이들 나무가 빚어내는 색은 온 산을 비단처럼 수놓는다.그래서 정읍시민들의 내장산에 대한 자부심은 대단하다.
내장사에서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서래봉이 있고 서래봉 맞은 편에 주봉인 신선봉이 있다.서래봉은 암봉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암봉밑으로는 단풍나무가 바다를 이룬다.서래봉 중턱에는 높이20,둘레 4나 되는 7백년생 단풍나무가 서식할 정도로 단풍의역사가 오래됐다.
내장산 단풍은 잎이 7갈래로 작고 섬세하며 다른 산에 비해 유난히 붉다.내장사 주위에는 당단풍을 심어놨으며 8부능선위에는굴참나무(갈색).단풍나무(빨간색).느티나무(노란색)등이 주종을이루고 있어 색깔이 울긋불긋하다.특히 내장사앞 에 있는 50~2백년생 나무숲은 내장산 단풍의 백미다.
◇치악산 치악산(강원도원주시.1천2백88)은 원주의 진산이다.주봉인 비로봉에서 남대봉까지 남북으로 뻗은 주능선은 14㎞에달할 정도로 길다.치악산의 옛이름은 적악산(赤嶽山)이었다.이름이 말해주듯이 치악산행의 적기는 가을이다.단풍군락은 적지 만 각종 활엽수가 아름답게 치장하는 구룡사계곡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든다. 치악산은 곳곳에 문화재를 품고 있다.유명한 상원사가 있고 구룡사 근처에는 조선조 왕실용 목재로 사용됐던 황장목 군락지대와 세렴폭포등이 있다.
구룡사에서 5백쯤 떨어진 곳에 구룡폭포가 있다.계속해서 계곡을 따라 오르면 풍나무.옻나무.박달나무등 좌우로 곱게 물든 단풍이 선녀탕을 지나 세렴폭포까지 이어진다.여기서부터 사다리병창능선길을 따라 본격적인 등산로가 열린다.8부능선 에서 정상까지는 자작나무.이깔나무.마과목나무.도토리나무가 널려있다.
◇가야산 해인사를 품고 있는 가야산(경남합천군.1천4백30)은 오묘하고 빼어난 산세를 지니고 있어 사시사철 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가야산 남쪽자락에 자리잡은 해인사는 14개의 암자와 75개의 말사를 거느리고 있다.특히 해인사 는국내 3보사찰중 법보(法寶)사찰로 유명하다.
매표소에서 해인사까지 이어지는 홍류동계곡 주변에는 소나무뿐만아니라 활엽수가 우거져 있어 그 아름다움이 해인사와 함께 가야산의 백미로 손꼽힌다.홍류동계곡은 가을이면 활활 타오르는 단풍이 계곡물을 붉게 물들인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가야산에는 해인사 초입의 갱맥원에서부터 정상의 우비정까지 19개의 명소가있다.홍류동계곡에는 제3경 무릉교로부터 제17경 학사대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절경이 10리길에 널려있다.
◇속리산 속리산(충북보은군.1천58)은 대한팔경의 하나로 예로부터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왔다.속리산 단풍은 설악이나 내장산과 같이 화려하지 않고 은은하다.
속리(俗離)산의 본래 이름은 구봉산이었다.주봉인 천황봉을 비롯해 비로봉.입석대.문장대.관음봉같이 빼어난 자태를 자랑하며 우뚝 솟은 9개의 봉우리가 활처럼 휘어져 있다.그러다 신라시대에 지금의 속리산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신라시대 진표율사가 금강산으로 가던중 길가에서 소떼를 만났다.소들이 고승을 보고 무릎꿇어 울자 소 주인들이 그 자리에서낫으로 삭발한 뒤 절로 들어갔다.』 삼국유사에 전해오는 속리산의 이름에 얽힌 전설이다.
속리산을 오르는 산행코스는 다양하지만 가을철에는 문장대로 오르는 냉천골의 중사자암과 1016고지 휴게소밑의 경업대를 거치는 것이 좋다.
김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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