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경인더스트리 명예퇴직자 지금 뭐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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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감원(減員)바람」이 불어도 실력만 있으면 끄떡없어요.』 최근 생산직 평사원까지 포함,대규모 명예퇴직(9백24명)을 실시해 재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선경인더스트리.
이 회사 부.과장급 명예퇴직자 1백4명 가운데 3분의2 가량이 떠난지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새로운 일자리를 구했다.
지난 8월14일 회사를 그만뒀던 이들 가운데 50명은 이미 다른 회사에 들어갔으며 20여명은 중소기업을 세웠거나 창업을 준비중이라고 이 회사 관계자는 전했다.
이들은 특히 항공사.화학회사.화섬사.증권사.상호신용금고.임가공업체.엔지니어링회사.제지회사등 국내의 내로라하는 업체에 두루취직한 것으로 파악됐다.이중 연구소 부장으로 일하던 朴모씨의 경우 같은 업계 연구소장으로 발탁되는등 전 직장 과 비슷하거나오히려 더 좋은 조건으로 일자리를 구한 사람도 적지않다.또 5명은 유학을 준비중이라는 후문이다.
이처럼 재취업이 비교적 수월하게 이뤄진 것은 ▶이들이 학력도좋고 선경이라는 대그룹 출신인데다 ▶회사내에서 유능하다고 평가받았던 훈련된 고급인력이 상당수 포함됐기 때문이라고 회사측은 분석했다.
선경측은 동양폴리에스터등 동종업체에 퇴직한 사우들을 소개해 줬으며 선경측에 『좋은 사람을 소개해 달라』고 요청하는 중견기업들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회사측은 그만둔 직원들이 취업정보등을 공유할 수 있도록서울강남 테헤란로에 사무실을 별도로 마련해 놓았다.
한편 선경인더스트리는 매년 1월 있는 정기인사를 앞당겨 오는11월초 대규모 발탁인사를 단행하고 중.장기 경영계획도 마련할계획이다.
회사측 고위관계자는 『직원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발탁인사의 폭을 과감히 넓히고 그 수도 대폭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대량 감원으로 인한 생산차질은 거의 없으며 다만 근로강도가 다소 높아졌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박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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