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현대투수 씨말리기 김성근감독 ■지만 작전 주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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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4차전에서 쌍방울 김성근감독은 현대의 선발이 무조건 정민태라고 생각했다.3차전에서 막판에 몰린 현대가 에이스 정민태를 투입하지 않고 승리를 거뒀기 때문이다.
김감독은 3차전에서 3-0으로 뒤지자 정을 끌어올리려고 대타작전등 갖은 애를 다썼다.
그러나 정민태를 마운드에 끌어올리는데 실패,결국 4차전 현대선발로 정이 올라올 기회를 만들어준 것이다.그렇다면 김감독의 차선책은 무엇이었을까.김홍집을 4차전에 올라오게 만드는 것이다. 현대가 4차전을 이긴다면 5차전 선발은 2차전에서 깜짝쇼를연출한 김홍집이 확실해진다.물론 4차전에서 현대가 김홍집을 넣지 않고 이겼을 경우다.선발 정민태를 5회 이전에 끌어내릴 수있다면 정민태 다음은 김홍집이 확실하다는 판단.
분명 팽팽한 승부일테고 정통파 정민태에 이어서는 좌완이 어울리며 5회라면 마무리 정명원을 넣기엔 너무 빠르기 때문이다.따라서 김감독의 승부수는 4차전을 이기면 좋고 4차전에서 지더라도 정민태를 5회 전에 강판시켜 김홍집을 끌어올리는 것에 있었다.현대에 5차전 선발을 할만한 투수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김감독은 전날까지 1번 타순에 있던 김광림을 6번으로 끌어내리고 2번 김실을 톱타자로 올렸다.
이 타순변화는 기막히게 적중했고 둘은 정민태를 상대로 4타수3안타 볼넷 1개를 고르는 활약을 보였다.다른 타자들도 정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져 1회 27개,2회 20개,3회 19개를 던지게 해 일찌감치 정을 지치게 만들었다.결국 정 은 5회1사후 마운드를 넘겼고 바통은 김감독의 예상대로 김홍집에게 넘어갔다.1,2차전의 승리는 김성근감독에게 남은 경기에서 「한판승부」가 아닌 긴 승부를 할 수 있는 여유를 가져다준 것이다.
인천=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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