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 공격적 해외투자 일본 실패 되풀이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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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최근 국내기업들의 공격적인 해외투자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영국의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이같은 해외투자 행태가 실패로 끝난 80년대말 일본기업의 그것과 유사하다며 상당히 비관적 전망을 내리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한국기업들의 해외투자는 저개발국에서 값싼 제품을 만들어 저개발국 시장에 판매하는 형태등 일부 경우를 제외하면 전망이 지극히 불투명하다는 것이다.한국기업들이 현지에서세계 각국의 동업경쟁사를 압도할 수 있는 신기술 을 보유하지 못한채 해외에 진출하고 있기 때문이란 얘기다.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80년대말 일본기업들의 해외투자는 ▶부실기업을 너무 비싼 가격으로 인수한데다▶경쟁력 있는 새로운 기술과 아이디어 없이 현지에 진출했기 때문에 대부분 실패로 끝나고말았으며 다만 기술이 업계 최고수준이며 혁신적인 경영아이디어를지닌 소수의 기업만이 사업에 성공했다고 지적했다.
이런 사례들을 감안할때 최근 전자.자동차등 첨단제조분야에서 해외진출을 시도하고 있는 대부분의 한국기업들은 해당업종에서 경쟁기업들을 누를 수 있는 기술수준을 보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현지시장에서 경쟁업체들의 치열한 견제를 받을 것 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내다봤다.
또 한국기업들은 ▶기술습득▶시장개척▶브랜드이미지 활용등의 이유로 해외공장 건설보다는 기존 기업인수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인수대상 기업들의 영업상태가 극히 불량하고 가격도 지나치게 높아 투자의 위험성은 과거 일본기업들의 경우보다 더 크다고 지적했다.다만 중국.베트남.남아프리카.라틴아메리카등 저개발국가에서값싼 제품을 생산,다시 저개발국에 판매하는 형태의 해외투자는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국내에서의 치열한 경쟁을 피하기 위해 앞으로도 계속 해외에 진출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임봉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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