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바루기] ‘찌라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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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톱스타를 자살로 몰고 간 원인이 무엇인지를 두고 항간(巷間)에서 말들이 많다. 사회가 불안하고 혼란스러울수록 근거 없는 소문이 그럴듯한 이야기들과 엮여 들불처럼 번져 간다. 증권가에 나도는 속칭 ‘찌라시’가 이런 풍문의 근원이 되기도 한다.

‘찌라시’는 일본어 ‘치라시(散らし)’에서 온 말이다. 외래어표기법에 맞게 적으면 ‘지라시’가 된다. ‘선전(宣傳)을 위해 만든 종이쪽지’를 가리키는데, 국어사전에서‘선전지’ ‘광고지’나 ‘낱장 광고’로 순화해 쓸 것을 권장하고 있다.

아침에 받아 보는 신문에 끼워져 들어오는 ‘찌라시’는 ‘선전지’나 ‘광고지’로 대체해 사용해도 좋다. 하지만 증권가에 나도는 ‘찌라시’를 ‘선전지’나 ‘광고지’로 바꾸면 그 의미가 사라진다. ‘찌라시’가 갖는 고유한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이때는 ‘사설 정보지’로 바꿔 쓰는 게 좋다.

‘사설 정보지’만으론 모자란다는 생각이 든다면 “사회 통합을 저해하고 국가 신인도에 타격을 주는 요인으로 지적돼 온 증권가 사설 정보지(속칭 찌라시)에 대한 정부의 대대적인 합동 단속이 시작된다”처럼 괄호 안에 풀어 써 줘도 괜찮을 것이다.

최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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