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공비 소탕작전으로 '통행금지'7일째인 강릉지역 표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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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23일 오후11시 강릉경찰서 형사계 사무실.평소 10여명의 피의자.참고인들로 소란스러웠던 사무실이 이날은 무면허로 오토바이를 운전한 대학생과 시내에서 싸우다 주민신고로 연행된 30대남자등 2명만 조사를 받고 있었다.18일 무장■ 비 침투후 강릉 일원에 14년만에 야간 통행금지가 부활된 후 군경이 주민들에게 통행금지 협조를 당부하면서 강릉지역 야간범죄 발생 건수가이처럼 뚝 떨어졌다.
추석을 전후한 강력범죄 대비에 나섰던 강릉서 수사과장 권순주(權純周)경감은 『통금으로 관광지 주변 유흥업소가 일찍 문을 닫아 교통사고나 폭행사고 같은 「거리범죄」가 하루 6~7건에서2~3건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시민들의 귀가시간도 앞당겨졌다.김응주(金應柱.44.회사원.강릉시입암동)씨는 『군과 공비들의 교전으로 밤하늘에 조명탄이 터지는 전시상황에서 어떻게 저녁 술자리를 갖겠느냐』고 말했다.이때문에 강릉지역 음식점과 유흥업소들은 울상이다.
젊은이들로 북적대던 금학동 「대학로」에서 갈비집을 운영하는 李모(43)씨는 『오후6시 이후에는 손님이 대여섯명에 불과해 8시만 되면 가게문을 닫고 일찍 집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밤9시면 버스도 안다녀 통금으로 승객들이 줄자 강릉시내3개 버스회사중 2개사가 오후9시 이후에 버스를 운행하지 않고있다.정한수(鄭漢洙.23.회사원.강릉시포남동)씨는 『오후8시만돼도 급한 일로 집을 나설 때는 뭘 타고 가야 하나 하는 걱정부터 앞선다 』고 말했다.
통금이 가져온 또 다른 변화는 늘어난 전화통화량.오후7~9시사이의 강릉시 통화량은 지난주에 비해 평균 20% 증가했다.강릉전화국 관계자는 『안부전화외에도 통금이후 시민들이 집 밖에서의 업무나 약속을 전화로 처리하고 있기 때문』이 라고 설명했다.
강릉=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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