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대신 스팸, 승용차 대신 스쿠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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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 대신 스팸, 승용차 대신 스쿠터. 지갑이 얇아진 미국 소비자들의 소비심리가 급랭하고 있다. KOTRA가 8일 내놓은 ‘미국 금융위기 속에서 뜨는 상품’ 보고서를 보면 미국민들은 값싼 절약형 제품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우선 저가 상품을 사려고 백화점 대신 대형마트로 발길을 옮기는 소비자가 부쩍 늘었다. 노드스트롬과 JC페니 같은 백화점의 8월 매출은 전년 동월보다 8%, 5% 각각 줄었다. 이에 비해 대형마트인 월마트와 코스트코는 3%, 9% 각각 늘었다. 패밀리달러, 99센트온리, 달러트리 같은 ‘1달러 스토어’ 역시 매출 신장세다. 이 때문에 상반기 가전제품 판매(-8%)가 저조한 가운데 냉동고 판매는 7% 늘었다. 대형마트에서 육류나 야채류를 값싸게 대량 구입한 뒤 오래 보관하기 위해서다


연료비 절감 제품도 인기다. 출퇴근용 스쿠터와 전기자전거가 인기를 끌면서 이탈리아 피아지오의 미국 내 스쿠터 판매량은 전년 대비 두 배로 늘었다. 아마존닷컴의 전기자전거 매출액은 7월에 전년 동월 대비 60배나 늘었다.

먹거리도 웰빙 제품보다 싼 것들이 잘 팔린다. 염분이나 감미료가 많다고 외면받던 스팸은 올 들어 두 자릿수대의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 쇠고기만 못하지만 싸게 먹을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샌드위치 재료로 칠면조 대신 값싼 땅콩버터가 득세했다.

불경기라도 여성들의 기분전환용 쇼핑은 여전하다. 다만 옷 대신 액세서리나 립스틱 같은 ‘스몰 럭셔리’ 제품의 판매가 늘고 있다. 부엌이나 지붕의 전면 개조공사는 줄었지만, 적은 비용으로 집안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싱크대나 수도꼭지 교체 수요는 늘었다. KOTRA 구미팀의 김준규 과장은 “우리 수출기업들이 미국시장의 소비패턴 변화에 잘 적응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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