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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화학.수술요법 병행 3기 위암 치료에 효과적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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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적군의 진지를 통째로 점령했다고 해도 흩어져 남아있는 적을 어떻게 완전섬멸할 수 있을까.도망가거나 숨어있는 적을 섬멸하는데는 융단폭격이라고 부르는 대량의 폭약을 쏟아붓는 방법이 있다.그러나 문제는 자연파괴라는 심각한 후유증을 각오 해야 한다.
암치료의 고민도 여기에 있다.수술을 해서 암덩어리를 제거하고잔류암세포를 화학요법으로 제거하지만 항암제를 무제한 사용할 수는 없다.인체의 회생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그래서 등장한 것이면역병행요법.인체가 원래 지니고 있는 저항력을 높여 항암제에 버틸 수 있는 힘을 기르도록 하자는 것이다.이른바 전쟁터에서 싸우는 군인들에게 적절한 시기에 보급품을 지원,전투력을 높여준다는 것이 면역요법의 원리.
최근 서울에서 잇따라 열린 제12차 세계보건기구(WHO) 위암공동연구회 국제회의와 제15차 국제소화기외과학회에서 서울대병원 일반외과 김진복(金鎭福)교수는 이같은 면역화학수술요법이 3기 위암치료에 상당한 효과가 있음을 발표,관심을 모았다.
金교수는 우선 3기 위암환자 3백70명을 ▶단순한 수술치료군▶수술+화학요법군▶면역+화학요법+수술군으로 분류,치료한뒤 5년생존율을 비교했다.
그 결과 수술만으로 치료한 환자는 24.5%,수술화학요법의 경우엔 29.8%인데 반해 면역화학수술요법을 한 환자들은 45.5%나 5년이상 생존했다는 것.
3기 위암이란 암덩어리가 점막하층.근육층을 뚫고 주위 림프절까지 침투한 진행암으로,외과적으로 아무리 완벽하게 절제한다해도육안으로 볼 수 없는 암세포가 잔류할 수 있다.
金교수는 이같이 남아있거나 전이를 시작한 암세포를 잡기 위해수술후 4~5일부터 면역증강제를 사용했는데 처음 2주간은 주 2회,2년간은 주 1회 주사했고,이와함께 항암제를 첫 2주간은주 2회,이후 6주간은 주 1회 주사,총 10 회 주사한 후 이후 2년간은 먹는 항암제를 공급했다.
金교수는 『위암환자의 수술후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조기발견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다소 늦게 발견되더라도 적극적인 면역화학수술요법을 통해 근치적 수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양 국제대회의 대회장을 맡은 金교수는 지금까지 세계에서 가장 많은 1만3백85명에게 위암수술을 했으며 한국에선 유일하게 미국 외과학학술원(FACS).외과학회(ASA) 명예회원이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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