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제언>쾌적한 대중교통을 만들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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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지금은 좀 시원해졌지만 지난 여름 부지런히 지하철 역사를 들락거리면서 온몸이 사우나 증기탕을 들락거린 것같았던 기억을 지울 수가 없다.어찌된 일인지 서울 시청앞 지하철 역사는 지상의온도보다 3~4도는 더 높게 느껴지곤했다.퀴퀴한 냄새에다 가끔느껴지는 바람도 차라리 난로불의 열기를 가진 것 같았다.
우리 서울시민중 많은 사람이 자가용을 살 수 있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해 휘발유를 사오는데 드는 외화를 절약하고 있으니 애국자라 아니할 수 없다.
남과의 약속시간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많이 있다.모두가 긍정적이고 좋은 시민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좋은 시민들에게 이런 열악한 환경의 대중교통을 이용하게 하는 것인지 이해가 안 간다.가까운 도쿄.홍콩을 가보면우리나라보다 여름철 기온이 더 높다.역시 그곳의 시민들도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하는데 지하철역은 우리나라의 일 반사무실보다 더 시원한 환경이다.대도시 서울의 지하철 역사에는 그 흔한 에스컬레이터도 제대로 없고,뜨거운 열기가 층계를 오르내리는 수많은 시민들을 짜증스럽게 만들고있다.지하철을 이용해 업무를 보려고 하면 또다시 짜증스런 감정이 솟아 나곤 했다.차라리 시간이걸리고 교통체증이 있더라도 작은 차 하나 장만해 에어컨을 틀어놓고 가고 싶은 마음이 불쑥 생겨나곤 했다.그래도 나 하나의 작은 인내가 우리사회의 공해를 줄이고,교통체증을 줄이고,외화낭비도 줄일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 다시 지하철을 타러 내려가곤 한다. 내년 여름에는 지하철 역사에 시원한 바람이 불고 깨끗한공기가 가득해 누구나 즐겁게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게됐으면 한다.그러면 선량한 시민들의 입에선 자연스레 『아,대한민국』이라는자부심의 외침이 저절로 나올 것이다.
유의상〈전 남가주 여행사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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