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 수명 늘리는 OQ타임 ② 임신했나요? 그럼 양치질부터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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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임신부는 임신 전 건강한 아기를 임신· 출산할 수 있도록 산부인과 검진을 받는다. 산모가 최상의 건강을 유지하고 태아가 건강하게 태어날 수 있도록 최적의 조건을 만들어주기 위함이다. 하지만 이때에도 구강건강에 대한 점검은 소홀히 한다. 임신기간 중에 약물 복용이나 치과 치료를 받기 어렵기 때문에 임신을 준비하는 단계에서 충치 및 잇몸치료 등 구강질환에 대한 검진과 사전 치료가 필요한 것이다.

임신을 하면 여성의 몸은 이전과 많이 달라진다. 우선 호르몬의 불균형으로 정서적으로 불안함을 느끼면서 민감해진다. 자신의 구강위생관리에 성실하지 못하게 된다. 또한 소화불량·변비·부종 등 신체 변화를 겪는 과정에서 쉽게 피로해지고 체력이 떨어져 면역력이 낮아진다. 구강 내 감염으로 충치나 임신성 치은염과 같은 치과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임신성 치은염은 보통 임신 2개월 쯤에 시작된다. 태아가 태어난 뒤 다소 증상이 나아지기도 하지만 한번 잇몸 질환에 노출되면 대체로 그 상태가 지속된다. 잇몸이나 치아가 약해져 찬 음료를 마시지 못하거나 시리고, 이가 흔들릴 만큼 나빠지는 여성도 있다.

올바른 칫솔질을 하지 못하는 것도 구강질환의 확률을 높인다. 임신부는 단것을 즐기는 경향이 있어 초콜릿이나 과자·사탕·케이크·과일 등 당도가 높은 음식을 섭취하는 빈도가 잦아진다. 하지만 입덧이나 구역질 등으로 칫솔질을 자주 하기 어려워 구강 청결을 유지하기 어렵다. 잇몸질환은 임신부의 건강뿐 아니라 자녀에게도 악영향을 끼친다. 임신부는 저체중 태아를 조산할 위험이 그렇지 않은 산모에 비해 7.5~7.9배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또 엄마의 충치균이 직접 아기에게 전달되기도 한다. 감염의 창(window of infectivity)이라는 이론에 따르면 생후 19개월에서 31개월 사이에 아기의 충치균은 아기를 돌보는 사람의 구강 안에 존재하는 충치균들이 이동해 생긴다.

즉, 이 시기에 아기와 가장 많이 접촉하는 사람인 엄마의 구강 내 충치균이 식기나 뽀뽀 등으로 아기의 입으로 전달되는 것이다. 감염된 충치균은 아기의 구강 내에 오랫동안 정착한다. 이런 이유로 임신을 준비하는 여성 또는 임신 중인 미래의 엄마들은 구강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연세대 치대 예방치과학교실 김백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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