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 이용희 부총재 구속 뒷얘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이용희(李龍熙)국민회의 부총재는 서울시 교육감선거 과정에서 돈을 뿌린 혐의로 교육위원인 진인권(陳仁權.61)씨등이 구속되자 검찰과 서울구치소로 陳씨등을 수차례 면회갔다가 검찰에 꼬리가 밟힌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수사 뒷얘기를 모아본다.
…李부총재는 陳씨가 뇌물공여등 혐의로 지난달 26일 서울지검에 전격 소환되자 다음날 검찰로 찾아와 陳씨를 면회.
주임검사인 서울지검 특수1부 성윤환(成允煥)검사실에서 이뤄진면회에서 李부총재는 『수사과정에서 내 이름은 거론하지 말아달라』고 극구 당부했는가 하면 며칠뒤 서울구치소로 다시 陳씨를 찾아가 재삼 당부한 사실이 수사팀에 포착된 것.李 부총재는 자신이 陳씨에게 소개시켜줬던 교육위원 박준식(朴俊植.구속중)씨도 함께 면회해 자신의 개입사실을 『발설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고 한 수사관계자가 전언.
…李부총재의 잦은 면회에 의심을 품은 검찰은 5천만원의 뇌물을 받은 朴씨가 이를 되돌려주는 과정에서 陳씨와 진술이 엇갈린점을 집중 추궁,李부총재의 혐의를 확인했다고 소개.
朴씨는 검찰에서 『분명히 돈을 陳씨에게 되돌려줬다』고 진술한반면 陳씨는 『되돌려 받은 적이 없다』고 엇갈린 주장을 되풀이. 이에 『그러면 李부총재를 통해 돌려줬느냐』며 캐묻자 순순히시인했다고 수사관계자가 귀띔.
…구속이 집행되기 직전인 9일 밤 李부총재는 주임 검사인 成검사 앞에서 『40년 정치역정이 오늘로 사형선고를 받는다고 생각하니 착잡하다』며 한동안 고개를 들지 못했다는 후문.
그는 『특수1부 박주선(朴柱宣)부장과는 안면이 있어 얼마전 종로구청장 선거법위반사건 선고공판때 방청왔다가 잠시 朴부장 방에 들른 적도 있는데 내가 이곳에서 구속될 줄은 몰랐다』고 착잡한 심경을 피력.
李부총재는 또 『93년 구속됐던 인사들중 재기(再起)한 경우가 있지 않느냐』고 검찰 관계자가 위로하자 『내 나이가 66이야』란 말로 재기가능성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것이다.
…한편 陳씨는 지난달 26일 소환된뒤 2명의 교육위원에게 5천만원씩을 건넨 사실만 시인하고 나머지에 대해선 함구로 일관해한동안 수사에 별 진전이 없었다는 후문.
한 수사관계자는 『부득이 학교재단에 대해 전면 수사를 하겠다고 엄포를 놓자 陳씨가 「모두 자백할테니 학교만은 계속 운영할수 있게 해달라」고 사정하더라.
이 바람에 수사의 실마리가 풀리게 됐다』고 말했다.
신동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