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문세.이광조 올 가을 발라드 장르 새음반 준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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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흔히 국내에서 「발라드」라고 불리는 장르의 노래를 부르는 가수들에게 90년대 중반의 여름은 몹시도 「잔인한 계절」임에 틀림없다.해마다 여름이면 레이브.하우스.힙합에 심지어 맘보.트위스트등 옛 리듬까지 가세한 「댄스 음악」들이 전성 기를 누리고있고 반사적으로 발라드 가수들의 입지는 극도로 움츠러들기 때문이다. 올해 여름도 예외는 아니었다.신승훈이 5월에 신작을 내고 정력적으로 활동했고 2년만에 돌아온 변진섭이 가세했지만 전성기 만큼의 성과는 올리지 못했다.
대신 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초반까지 이어진 발라드 붐을몰고 왔던 이문세.이광조등 노련한 가수들은 신작의 공개시기를 가을로 늦춰 잡았다.
신인급 댄스가수들이 나와 반짝인기를 얻고 금세 잊혀지는 현재의 가요계에서 탁월한 가창력을 무기로 오랜 세월 꾸준히 자신의세계를 쌓아온 두 사람의 새 음반은 발매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를 지닌다.
86년 대히트작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으로 이문세와함께 발라드의 대명사로 통했던 이광조는 이달 말께로 예정된 19번째 음반의 마무리 작업에 여념이 없다.신작중 『외면』은 자신이 『「가까이…」을 좋아하는 팬을 위해 선택한 곡』이라고 표현할 만큼 이광조의 독특한 체취가 물씬 풍겨나는 곡이다.애절함이 절로 묻어나오는 『그대 뿐인걸』도 마찬가지.그렇다고 해서 모든 장르를 소화할 수 있는 가창력을 갖춘 이광조가 발라드에만의존하는 것은 아니다.
이번 음반에는 하와이풍의 『파라다이스』등 댄스곡이면서 컴퓨터프로그래밍에 의존하지 않는 경쾌한 곡들과 리메이크곡 『청량리 블루스』『꽃잎』『오늘같은 밤』등 다양한 메뉴를 준비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말 서울 대학로 라이브소극장에서 공연을 갖고 자신의 고정팬들에게 신곡을 미리 선보이기도 했다.
그는 『대중의 기호는 바뀌었는데 가수가 옛날 방식만 답습하면금세 도태된다』며 『그렇다고 시류를 좇는 것이 아닌,나만의 개성있는 음악을 담았다』고 말했다.
방송진행자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이문세는 10번째 음반인 『화무』(花舞)를 완성해 놓고 발매날짜를 기다리고 있다(본지 8월8일자 32면 참조).인력거를 타고 가는 흑백사진을 표지에 담은 것에서 복고풍의 분위기를 감지할 수 있 다.
하지만 오랜 동반자였던 작곡가 이영훈과 결별한 대신 김현철.
정원영.유희열등 재기가 넘치는 젊은 작곡가들과 손잡고 이미지 변화를 감행했다.
이영훈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애절함이 상당부분 사라지긴 했지만이문세의 음색이나 창법등 전체적인 분위기는 큰 변함이 없다.
예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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