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구제금융, 만병통치약 아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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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런 버핏(사진)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3일(현지시간) 미국 하원에서 통과된 구제금융안에 대해 “만병통치약(panacea)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구제금융법안이 통과된 직후 CNBC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구제금융안이 신용 경색을 완화하는 데 도움은 되겠지만 모든 문제를 풀어주지는 못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버핏 회장은 최근 미국 금융위기가 세계 경제를 덮치는 와중에도 골드먼삭스에 50억 달러, 제너럴일렉트릭(GE)에 30억 달러를 투자해 ‘살아 있는 구제금융’으로 불렸다. 그는 “미국의 신용경색은 하루가 다르게 악화하고 있다”며 “구제금융안은 이런 증세가 더 나빠지는 것을 막는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언제쯤 금융위기가 마무리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도 “앞날을 예측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코 다음주나 다음달께 분위기가 돌아서지는 않을 것”이라며 “미국의 경기후퇴 국면이 바닥을 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다른 전문가들도 미국 경제가 이번 구제금융안만으로 회복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견해를 보였다. 부동산 시장 침체와 신용경색이 계속되는 상황에서는 효력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라이트슨ICAP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로 크랜달은 “모기지 관련 자산의 구제가 모든 해결책은 아니다”고 말했다. 미국기업연구소(AEI)의 데스먼드 라크먼 애널리스트는 구제금융안에 대해 “어리석다”고 비난했다. 그는 부실자산 매입이 아니라 정부가 직접 은행에 돈을 투자하는 것만이 투자심리를 회복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구제금융안의 후속조치로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퍼시픽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모하메드 엘 에리안 최고경영자(CEO)는 “구제금융안 통과에 이어 또 다른 정책적 발표와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며 “그것은 바로 금리를 낮추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경기 전망이 나빠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추가 금리 인하를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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