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탐방>HBS 현대방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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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뭔가 색다른 프로그램 좀 없을까.』 지상파 방송으로부터 시청자들을 「유치」하기 위해 가정오락전문 케이블TV HBS(채널19.대표 蔡洙三)소속 90여명의 PD들이 늘 고민하는 화두는「차별화」다.다양한 채널,색다른 프로그램으로 특화시켜야 살 수있다는 케이블TV의 숙 명적 과제를 잘 알기 때문이다.
모그룹인 현대측의 엄청난 물량지원을 바탕으로 지난해 3월 개국한 HBS는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방송 1년6개월여만에 제법 기반을 닦았다는 평을 안팎으로부터 듣는다.
자체제작 프로그램도 17편(52%)에 달해 케이블 프로그램 공급사(PP)중에서 가장 많다.내로라하는 지상파 스타도 한번 이상은 얼굴을 내밀었을 정도로 시설과 인력규모가 지상파 방송국에 버금간다.제작 여건이 좋다보니 수준있는 프로그 램도 많이 눈에 띈다.주로 독특한 아이디어가 빛나는 작품들이다.
주5회라는 다소 파격적인 편성에 속보성과 깊이를 겸한 『연예특급』(월~금 저녁6시55분)은 연예정보에 목마른 실속파 시청자들을 케이블로 이끄는 흡인력이 강하다.
「여자 셋을 모아 놓고 접시를 깨보자」며 엄앵란.박정수.노사연을 진행자로 내세워 전통관념에 도전장을 낸 토크쇼 『세여자』(토요일밤10시)는 개국이래 주부시청자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대학생 프로그램 『청춘표현』(금 저녁8시)은 단순한 퀴즈풀이에서 벗어나 대학생들을 건강한 삶의 현장에서 노동을 경험하게 하고 깊이있는 논리대결도 유도해 출연신청이 잇따르고 있다. 케이블 28개 채널중 지상파와의 차별화가 가장 어렵다는 오락채널의 편성을 총지휘하는 고장석 편성기획국장은 『50%가 넘는 쇼프로그램의 비율을 점차 줄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10월부터 8부작 미니시리즈 『진실 혹은 상처』(연출 선우완)를 내보내고 제작중인 8부작 문명탐사 다큐멘터리 『마지막 오지를 찾아서』(연출 조제훈.조덕현)등 교양 프로그램도 늘린다는 복안이다.
HBS앞에 놓인 과제도 산적해 있다.채널 차별화를 위해서라도장기적으로 지상파 스타 모시기에서 탈피할 필요가 있다.몇몇 프로그램 형식에만 고집하지 말고 다양한 오락채널의 가능성에 눈을돌려야 한다.미국의 오락전문 케이블 FAMIL Y,TNT등이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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