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인회 선정 '올해의 명차' 태평양 설록차 '億壽'뽑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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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한낮에는 아직 섭씨 30도를 오르내리지만 처서(處暑)를 고비로 아침.저녁 바람은 제법 선선하다.따끈한 차향기에 가을을 한발 앞당겨 맞이하고픈 때다.
친구와 술은 오래 묵을수록 좋다지만 차만큼은 새순,바로 그 해 따서 말린 잎이 가장 좋다고 한다.매해 새로 딴 차를 대상으로 한국차인연합회(회장 朴權欽)가 주최하는 「올해의 명차」로지난 20일 ㈜태평양의 설록차 억수(億壽)가 선 정됐다.이번으로 3년째를 맞는 「올해의 명차」는 후보자격을 1백g에 2만원내외의 제품들로 제한,대중적인 상등품을 고르는 것이 특징.2백50여명의 참석회원 전원이 품평에 참가했다.
『향을 맡으면 그 차를 딴 날씨가 보입니다.』 차인회 정인오(鄭仁梧)사무국장의 말은 좋은 날씨에 차를 가공해야 향기가 좋다는 뜻.바로 딴 찻잎을 우려마시면 가장 좋지만 형편이 허락지않으니 오래 저장할 수 있도록 처리하는데,흔히 「덖는다」고 말하는 볶는 방법과 증기에 찌는 방 법이 바로 그것이다.
찻잎의 색도 투명하고 밝은 것이 좋다.나무에 달려있던 녹찻잎은 본래의 녹색에 가까울수록 좋은 것인데 잎이 누런 것은 이미발효가 시작됐다는 뜻이라고.잎이 말린 모양이나,물에 넣어 잎사귀가 퍼지는 모양도 좋은 차를 가려내는 기준이 된다.잘 덖어진차는 엄지와 검지로 비비면 아주 명쾌하게 부서진다.뭐니뭐니해도중요한 것은 맛.지나치게 높은 온도에서는 탄닌성분이 우러나 떫은 맛이 나고 반대로 낮은 온도에서는 단맛이 나곤하지만 제 온도에서 잘 다려졌을때 좋은 차는 오미(五味)를 두루 갖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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