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전당대회 이모저모-미국 대통령선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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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가 빌 클린턴 대통령을 대통령후보로 공식 지명하는 절차가 시카고 유나이티드 센터에서 진행된 28일 심야에 클린턴 대통령은 시카고 시내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폐쇄회로 TV를 통해 간접 참관했다.클린턴대통령의 TV 를 통한 참관 모습은 대회장의 대형 디지털화면에 가끔 중계됐다.그는 이때마다 미소를 지으며 손가락으로 V자를 그려 승리를 다짐했다.
…앨 고어 부통령과 함께 차기 민주당의 리더로 꼽히고 있는 하원 민주당 원내총무 리처드 게파트 의원은 전당대회에서 연이틀동안 연설,주목을 끌었다.이번 전당대회의 공동의장을 겸하고 있으며 원내 소수당인 민주당의 원내 사령탑을 맡고 있는 그는 유권자들이 공화당을 의회의 다수당으로 만들어 주었으나 공화당이 주도하는 의회가 의료보호,학자금 융자,학교급식,환경보호등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전당대회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클린턴 대통령의 재선은 기정사실로 하고 의회 다수당의 자리를 어떻게 만회하느냐를 최대의 목표로 세우고 있는듯했다.
게파트 하원 민주당 원내총무는 27일 연설에서 클린턴에 대한지지연설보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을 다수파로 만들어야 복지정책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또 마리오 쿠오모 전뉴욕주지사는 클린턴 대통령이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민주당이 의회주도권을 장악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21세기 특급열차」를 타고 미국 중부를 돌며 유세를 마친빌 클린턴 대통령은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대통령후보로 공식 지명된 28일 오후(현지시간)대회가 열리고 있는 시카고에 입성했다. 클린턴 대통령이 묵을 시내의 한 호텔 주변에는 행렬이 도착하기 전부터 이미 덤프트럭이 동원돼 바리케이드가 쳐지고 출입객들에 대한 검색이 이뤄지는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앨 고어 부통령은 이날 전당대회 연설에서 『클린턴 대통령과나는 미국의 미래를 잇는 가교가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이는 공화당의 봅 도울 후보가 『과거를 잇는 가교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 것에 빗대 민주당 후보가 미래지향적임을 강조한 것이다.
고어는 도울 후보가 상원의원 시절에 모든 미래지향적 법안에 거의 모두 반대표를 던졌다고 지적,그를 「회의론자」라고 비판하고 이같은 회의적 공화당 후보에게 결코 백악관을 넘겨줘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미시간주 캘러머주 열차유세에서 클린턴 대통령은 유독성폐기물 매립장의 대대적 정리를 골자로 하는 19억달러 규모의 환경보호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계획은 오는 2000년까지 전국의 유독성 폐기물 매립장중 3분의2를 철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으며 클린턴은 환경오염을 범죄로 규정하는 법안을 의회에 보낼 것이라고 약속했다. 클린턴은 운집한 1천5백여명의 유권자들에게 『나는 모든 사회공동체를 유독성 폐기물로부터 보호하는 국가적 약속을 촉구한다』고 말했다.한편 클린턴은 후보지명 수락연설에서 현재 55세 이상의 연령층이 1회에 한해 12만5천달러까지 면제 받도록 돼있는 주택매각 이득세의 면세대상을 전연령층으로 넓히는 것을 포함한 자본이득세 면세대상 확대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전당대회가 열리는 유나이티드센터 주변에 27일밤 5백여명의시위대가 나타나 68년의 폭력사태가 재발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긴장감이 감돌았으나 대회장 진입을 시도하지 않아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았다.
스키 마스크와 가면등으로 얼굴을 가린 이들은 『정치범 석방』등의 구호를 외치며 대회장에서 두 구역 떨어진 경찰 저지망 밖에서 시위를 벌이다 해산,경찰에 체포된 사람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카고에 모여든 민주당 대의원들은 남녀 또는 흑백비율등에서 공화당 대의원들보다 다양성을 유지하고 재정적 면에서는오히려 공화당측보다 대표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카고=진창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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