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에 대한 잘못된 인식 10가지-전주 성폭력예방센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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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여성들의 심한 노출이 남자들의 성욕을 자극시켜 성폭력를 유발한다.」 성폭력 피해자들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보는 일부 남성들의 인식이다.
그러나 여성단체들은 이러한 지적을 성폭력에 대한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된 남성우월주의에서 나온 것이라고 심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와 관련,전주 성폭력예방센터가 그동안 피해자 1백54명을 대상으로 상담한 결과를 분석해 일부 시민들의 성폭력에 대한잘못된 인식 10가지를 제시했다.
▶강간만이 성폭력이다.
-피해자 가운데 48%가 본인의 동의없이 성적인 신체접촉.성기노출.성적농담등을 당했다고 주장,이들 모두를 성폭력으로 봐야한다는 것.
▶성폭력은 20대 젊은 여성들에게만 일어난다.
-성폭력 피해자 가운데 31%가 13세미만의 어린이들로 나타나 오히려 젊은 여성보다는 어린이들이 절대적으로 많다.
▶여성들의 심한 노출이 성폭력을 유발한다.
-상담한 피해자 가운데 60%이상이 성폭행당할 당시 바지등을입어 노출이 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폭력은 낯선 사람으로부터 당한다.
-상담자 가운데 80%이상이 직장동료.이웃사람등 평소 아는 사람들이다.
▶여자가 끝까지 저항하면 강간은 불가능하다.
-성폭행당하는 여성들은 극도의 공포감과 수치심 때문에 저항보다는 무력해지기 쉽다.
▶부부간에 강간은 없다.
-부인의 의사에 반해 강제 또는 구타후 성관계를 갖는 피해자가 30%에 이른다.
▶여성들이 조심만 하면 성폭력을 막을 수 있다.
-상담자 가운데 40%가 귀가길이나 직장동료들과 함께 놀러갔다가 성폭행당한 것으로 나타나 여성들의 조심성의 한계가 모호하다. ▶강간범은 정신이상자다.
-강간범 중에는 남달리 성격이 포악한등 비정상적인 사람들이 있으나 피해자 가운데 68%가 정상적으로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들로부터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는 사람으로부터 당한 성폭력은 폭력이 아니라 화간이다.
-피해자 가운데 90%가 당시 거센 구타나 협박을 받아 본인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당하고 수치심 때문에 말을 못하는 것은 엄연한 강간이다.
▶성폭력은 억제할 수 없는 남성의 충동 때문에 일어난다.
-성폭력은 「남자는 억제할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우리사회에팽배한 남성우월의식 때문에 일어난다.
전주=서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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