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여행>喜捨-즐거운 마음으로 기부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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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喜는 (주)와 口(구)의 결합.는 악기(樂器)를 걸어두는 「틀」(架)의 모습에서 나온 글자다.
참고로 廚(주방 주).樹(나무 수,세울 수).鼓(북 고)에도가 들어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따라서 는 「악기」를 뜻하기도 한다.喜는 여기에 「口」가 있으므로 악기에 맞춰 노래를 부른다는 뜻이 된다.
누구나 반주에 맞춰 노래를 부르면 흥이 절로 나므로 喜는 「기쁘다」는 뜻을 가지게 되었다.
희로애락(喜怒哀樂).희비(喜悲).환희(歡喜)가 있다.
한편 捨는 (手)와 舍(집 사)의 결합.집은 「휴식」의 장소다. 곧 「손을 쉬는 것」으로 「일을 멈추고 손을 놓다」는 뜻이다. 후에 「놓다」에서 물건에서 손을 떼는 것,곧 「버리다」「주다」는 뜻도 가지게 되었다.사생취의(捨生取義).사사오입(四捨五入).사신(捨身)이 있다.
곧 喜捨는 재물(財物)을 「흔쾌히 주는 것」이 된다.
본디 불가(佛家)에서 비롯된 말로 「보시(布施)」라고도 한다. 누구나 열심히 보시(喜捨)를 하면 열반(涅槃)의 피안(彼岸)에 이를 수 있다고 한다.
그 喜捨가 요즘은 물질적인 것에만 국한된 느낌이지만 정신적 양식이나 위안을 주는 것도 喜捨의 한 방법이 된다.
불가에서는 이를 각각 재시(財施).법시(法施).무외시(無畏施)라고 부른다.
정석원 <한양대중문과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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