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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가는 10대 오토바이 폭주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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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3월 27일 서울 마포대교. 강모(19·여·무직)양은 친구들과 니스를 나눠 흡입한 뒤 오토바이를 몰았다. 강양은 한 손에 니스를 담은 하얀 비닐봉지를 들었다. 다른 한 손으로 핸들을 잡고 오토바이를 운전했다. 강양은 니스를 마시면서 3개 차로 사이를 지그재그로 움직였다.

강양 앞에는 리더가 일명 ‘짜봉’(붉은색 경광봉)을 머리 위로 돌리며 폭주를 이끌었다. 강양의 난폭 운전은 경찰의 카메라에 잡혔다. 경찰은 채증 동영상을 바탕으로 올 6월 공동위험방해 등의 혐의로 강양을 입건했다. 단속에 나선 경찰은 강양 등 폭주족들에게서 30mL 공예용 니스를 42병이나 압수했다.

지난해 12월 27일 여의도 한강공원. 산본에서 활동하는 폭주족 김모(18·대학생)군 등 30여 명이 오토바이를 타고 여의도로 원정을 나왔다. 김군 등은 여의도에서 만난 김모(14·여중생)양 등 2명에게 오토바이를 태워주겠다며 접근했다. 이들은 여중생들을 나눠 태우고 경기도 군포시 금정역으로 내달렸다. 김군 등 4명은 인적이 드문 곳으로 김양 등을 끌고가 돌아가며 성폭행했다. 이들은 경찰에 특수강간 혐의로 구속됐다.

폭주족 김모(16·고등학생)군은 올 4월 합정역 도로에서 손님을 태우고 운행 중이던 택시 뒷문을 갑자기 열었다. 뒷좌석에 타고 있던 승객이 황급히 문을 닫았지만 사고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상황이었다. 경찰이 검거에 나섰지만 일명 ‘뒷커버’에 가로막혔다. ‘뒷커버’는 폭주 대열 뒤에서 경찰이나 추월 차량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 팀원을 일컫는 은어다.

김군은 최근 채증자료를 근거로 추적하던 경찰에 잡혀 교통방해 혐의로 구속됐다. 경찰의 채증 동영상엔 폭주족들이 도로를 건너던 여성의 주위를 빙빙 돌며 가슴을 만지는 등 성희롱하는 장면도 담겨 있다. 단속 경찰차에 침을 뱉고 백미러를 발로 차는 것은 흔하다. 경찰을 향해 소화기를 발사하기도 한다.

◆대부분 10대 무직자=서울경찰청은 지난 2월 말부터 최근까지 폭주족 121명을 검거해 10명을 구속했다. 붙잡힌 폭주족 중엔 자퇴생을 비롯한 무직자가 40명으로 가장 많았다. 고등학생(35명), 대학생(25명), 배달 종업원(15명)이 뒤를 이었다.

검거된 폭주족 중 99명은 범죄 전과가 있었다. 59명이 절도, 52명은 음주·무면허 전력이 있었다. 연령별로는 10대가 86명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20대는 34명, 30대는 1명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폭주족들이 중앙선을 넘나들며 단속을 방해하는 것은 예사”라며 “당구봉 등 흉기를 휘두르는 폭주족들도 있다”고 말했다.

올 3월부터 8월까지 경찰에 접수된 폭주족 관련 112 신고 건수는 총 5433건이다. 하루 평균 33.1건에 이른다. 경찰은 전담 태스크포스팀을 구성, 온라인 폭주족 동호회를 중심으로 수사할 계획이다.

◆서울시도 오토바이 단속=서울시도 11월부터 자치구와 경찰이 합동으로 ‘특별기동반’을 편성해 오토바이 불법행위를 단속하기로 했다. 시는 배기량 50㏄ 미만인 소형 오토바이에 대해서도 사용 신고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 윤준병 교통기획관은 “50㏄ 미만 오토바이는 번호판이 없어 사고가 나도 차적 조회가 불가능하다”며 “사용신고는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광역자치단체가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도로교통법 시행령 개정안을 건의할 계획이다. 현재 광역자치단체는 버스전용차로 통행 위반에만 4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  

강기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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