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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숫가 집 접근하자 무장 보트 나타나 막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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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세라 페일린은 강한 보수주의자다. 그런 그도 부모에게 알리지 않고 깜짝 결혼을 했다. 그는 24세 때인 1988년 8월 고교 동기 토드와 결혼했다. 그리고 8개월 만에 장남 트랙(19)을 낳았다. 그래서 “혼전에 임신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페일린은 언니 헤더와 만나기로 한 약속을 깨고 이웃 마을 팔머로 가 토드와 혼인서약을 했다. 행정판사가 증인이 필요하다고 하자 둘은 인근의 노인 요양원으로 갔다. 거기서 휠체어에 탄 노인과 보행 보조기에 의지하며 걷는 노인을 데려와 증인으로 세웠다.

페일린이 장남 이름을 트랙(Track)이라고 한 건 육상이 시작되는 계절인 4월에 태어났기 때문이라고 『세라』라는 책을 쓴 케일린 존슨은 밝혔다. 페일린은 와실라 고교에서 농구와 장거리 육상 선수로 활약했다. 당시 육상 코치는 과학교사였던 아버지 척 히스(69)였다. 히스가 “트랙이 농구 시즌에 태어났다면 무슨 이름을 붙였겠느냐”고 묻자 페일린은 “후프(Hoop·농구대의 림)”라고 대꾸했다 한다. 다른 자녀의 이름에도 제각각 사연이 있다.

임신한 고교생 딸 브리스톨(Bristol·17)의 이름은 페일린 부부가 낚시를 위해 자주 찾는 바닷가(Bristol bay)에서 따온 것이다. 둘째 딸 윌로(Willow·14)는 알래스카주의 새(state bird)인 ‘들꿩’(willow ptarmigan)과 같다. 셋째 딸 파이프 인디(Pipe Indy)는 페일린 부부가 소유한 경비행기 ‘파이프’와 2000마일 스노모빌 경주 챔피언인 토드가 모는 스노모빌 ‘폴라리스 인디’의 명칭을 합친 것이다. 막내 아들 트리그(Trig·생후 5개월)는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다. 페일린은 양수가 터진 상황에서도 볼일을 보는 등 약 9시간 동안 견디고 나서 그를 낳았다. 노르웨이어로 ‘용감한 승리(brave victory)’ ‘진실’을 뜻하는 ‘트리그’라는 이름은 그런 사연을 담은 것이다.

페일린의 집은 와실라 중심가에서 약간 떨어진 루실 호숫가에 있다. 철길 옆 숲 속에 있는 2층 목조 건물이다. 부동산에선 “시가 50만 달러짜리 집”이라고 했다. 호수와 닿는 쪽엔 경비행기 ‘파이프’가 놓여 있다. 집으로 가는 길은 포장이 안 돼 있다. 집 앞까지 약 40m쯤 떨어진 길목엔 ‘출입 금지’라는 푯말이 새로 박혔다. 집 앞엔 경호원들이 지키고 있다. 호수엔 무장 보트 두 대가 순시하면서 다른 배의 접근을 차단하고 있다.

페일린의 연봉은 12만5000달러다. 알래스카에 있는 영국 오일업체에서 한 달의 절반쯤 일하고, 나머지 절반의 시간은 연어잡이 회사를 운영하면서 가정을 돌보는 데 쓰는 토드는 연 10만 달러를 번다고 한다. 그는 지난해 스노모빌 경주에서 우승해 4만 달러를 상금으로 받았다.

와실라(알래스카)=이상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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