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오존 무방비는 안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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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서울에 연 사흘째 오존주의보를 발령하고도 가스발생을 줄이기 위해 실제로 무슨 조치를 취했느냐고 물으면 아무 한 일도 없다는 답변을 얻을 것이다.그러니 무대책(無對策)이 대책이라는 말을 듣는 것은 당연하다.오존가스 발생을 줄이려면 자동차 배출가스를 줄여야 한다.오존을 발생시키는 원인 가운데 약70%가 자동차 배출가스에 있기 때문이다.따라서 주의보발령만이 능사(能事)가 아니고 문제의 자동차 배출가스를 실제로 줄이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자동차 배출가스를 줄이려면 우선 두가지 방법으로 접근해야 한다.먼저 경유사용 차량처럼 매연을 많이 내뿜는 자동차를 줄여야한다.다음은 자동차정기검사를 강화해 배출가스를 기준 이상 내뿜는 차량의 운행을 막아야 한다.피부와 호흡기 점 막(粘膜)을 손상시키는 오존은 자동차 배출가스에 포함된 탄화수소와 질소산화물이 고온의 햇볕과 광화학 반응을 일으킬 때 나온다는 것이 정설이다. 오존가스를 줄이는 두가지 방법에서 당국의 행정적 대응은 느슨하기 짝이 없다.오존가스 자체도 충격의 대상이지만 당국의 무기력한 조치도 시민을 놀라게 할만 하다.서울의 경우 경유사용 차량대수는 지난해보다 오히려 늘었다.경유값이 휘발유 보다월등히 싸기 때문에 버스나 지프등이 경제적 관점에서 경유사용을선호하고 있다.
환경측면의 고려를 우선하면 강한 힘을 필요로 하는 대형 화물차를 제외하고는 경유사용을 금지하거나 경유값을 휘발유와 똑같게해야 한다.이때문에 경쟁력이 떨어지는 업체에 대해선 약간의 보조금을 주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다.이런 대책이 어렵다면 모든경유사용 차량에 대해 매연여과장치 부착을 의무화하고,배출기준을훨씬 강화해야 한다.
다음은 모든 자동차 정기검사때 배출가스검사가 형식적인 것으로끝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감사원감사에 따르면 정기검사는 안전도점검에만 치중하고 배출가스검사는 단 50초만에 끝낸다고 한다.
이런 형식적인 검사로 어떻게 오존가스를 줄일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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