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최선 다한 것으로 만족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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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애틀랜타 올림픽이 이제 중반에 들어섰다.당초 우리 체육계에서는 금메달 14개에 종합순위 5위라는 목표를 설정했으나 지금까지의 성적으로 보아 이 목표에는 미치기 어려울 것같다.그러나 금메달수와 종합성적에 관계없이 우리는 아열대의 기 후에서 스포츠인으로서의 명예와 국위를 위해 열심히 경기에 임하고 있는 선수.임원단에게 우선 격려를 보낸다.
우리는 이 시점에서 우리 선수단과 임원들에게 마지막까지 스포츠를 통한 평화와 화합의 실현이라는 올림픽정신에 충실해줄 것을재차 당부한다.초반에 일부 우리 선수들은 메달에만 집착한 나머지 주위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일이 자주 있 었다는 현지의소리가 들려 오기 때문이다.
유독 우리 선수들이 금메달을 놓치고 은메달을 땄다고 시상대에서 슬픔의 눈물을 흘리고,진 것이 분해 상대선수와 악수도 나누지 않고,점수에만 매달려 심판에게 거칠게 항의하는 까닭은 무엇일까.이는 우리 선수와 사회의 금메달 병(病) 때 문이라고 생각한다.금메달에 대해서만 특별대우를 해주고 국민들도 거기에만 특히 관심을 가지니 선수들도 그 분위기에 휩쓸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메달획득 여부를 떠나 최선을 다한 것이면 그 결과는 값진 것이고 그게 바로 스포츠 정신이다.
우리는 차제에 올림픽 성적이 마치 국력의 순위나 되는 것처럼매달리는 사회분위기부터 고쳐나가야 한다고 본다.과거 동구권의 공산국가들이 올림픽에서는 성적이 좋았지만 그것이 결코 그 나라국제위상을 말해주지 않았다.스포츠가 국력의 결 과로서 자연스럽게 발전해 가는 것이지 스포츠를 잘 해야 일류국가가 되는 것은결코 아니지 않은가.
현지 관계자들과 우리 국민들은 선수들이 나머지 기간을 강박관념 없이 최선을 다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고 선전에 격려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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