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올림픽 탁구 남북대결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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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이렇게 싸우지 말고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는 한팀이 돼서 나가야죠.』(윤상문 제일모직감독) 『스포츠란 이길 때도 있고 질 때도 있는 거지.남한이 정치를 잘하면 다음에는 같이 나갈 수 있는 것 아니냐.』(한인근 북한선수단장) 애틀랜타올림픽에서 남북한이 처음으로 맞닥뜨린 여자탁구 유지혜(제일모직)-두정실(북한)의 단식 경기후 양팀 관계자들은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30여명의 한국응원단은 본부석 맞은편 스탠드 하단에 자리잡았고 한인근 단장을 비롯한 10여명의 북한 응원단은 본부석쪽에 나란히 앉아 직접적인 접촉은 없었다.
특히 한단장등은 유지혜-두정실전이 벌어진 테이블 뒤쪽에 앉지않고 10여 떨어진 본부석 스탠드 상단에 앉아 응원.
…북한 남자체조의 기린아 배길수(안마)가 예선탈락한뒤 선수촌에서 두문불출해오다 이날 탁구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내 눈길.
북한 인공기를 들고 나온 그는 두정실이 좋은 플레이를 펼칠 때마다 『정실이 힘내라우』『좋다』는등 목이 터져라 소리치며 열렬히 응원.
…유지혜-두정실의 경기가 벌어진 바로 옆 테이블에서는 김향미(북한)와 징준훙(싱가포르)의 경기가 동시에 벌어져 북한응원단은『양쪽을 볼라니깐 힘들구만』이라면서 두 경기를 함께 응원하느라 비지땀.
특히 3세트에서 17-15로 앞서나간 김이 공격실수로 한점을내준뒤 소리를 질렀다는 이유로 심판으로부터 경고와 함께 벌점 1점을 받아 동점이 되자 한단장등은 『경기중에 소리도 못지르나』『심판 어디놈이야』라고 강한 불만을 표시.
…한단장 옆에서 함께 응원하던 박성범 북한올림픽위원회 부위원장은 『탁구야 어쩔 수 없이 맞붙게 됐지만 마라톤에서는 남쪽이남자마라톤을 우승하고 여자마라톤을 우리가 제패했으면 참 좋겠다』고 한마디.이어 박부위원장은 북한선수단에 대한 한국언론의 보도에 불만이 있다는듯『요즘은 좀 덜하더구만.기왕 쓰려면 잘 써달라』고 부탁하기도.
애틀랜타=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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