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미 주식투자로 500억원 손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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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국민연금이 공적자금 투입이 결정된 미국의 주택담보대출 회사인 패니메이와 프레디맥 주식에 투자해 500여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투자금액 중 상당 부분은 미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문제가 불거진 이후에 투자가 이뤄졌다.

국회 보건복지가족위 소속 민주당 전혜숙 의원은 18일 “국민연금이 위탁사를 통해 9월 현재 이들 두 회사 주식에 4608만 달러(약 507억원)를 투자하고 있다”며 “두 회사는 부채가 자산을 초과하기 때문에 공적자금 투입으로 이 주식은 사실상 휴지 조각이 됐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16일(현지시간) 현재 주식시장에서 패니메이 주가는 48센트, 프레디맥은 25센트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의 패니메이 주식 평균 매입가는 39.51달러이며, 프레디맥 주식 평균 매입가는 61.04달러다.

전 의원은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2007년 8월 시작)가 악화일로로 치닫는 상황에서 국민연금으로부터 운용을 위탁받은 해외 위탁사가 모기지 업체에 대한 주식 투자 규모를 더욱 늘려 손실 규모를 키웠다”고 주장했다. 국민연금이 이들 두 회사 주식에 투자한 금액은 2006년 804만 달러에서 지난해 2968만 달러로 늘었다. 나머지 투자는 올해 이뤄졌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해외 주식이나 채권에 대한 투자는 100% 해외 운용사에 위탁하고 있다”며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은 해외 위탁사가 투자한 여러 업체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했다. 전 의원은 “위탁사의 구체적 투자 행위에 대해 특정 주식 편입 금지 조치를 하지 못하게 돼 있다”며 “위탁운용사의 자산 운용에 대해 국민연금이 제도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적절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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