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다이어트’ 전국 도시로 확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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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도로 다이어트’가 전국 도시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도로 다이어트는 자동차 도로의 폭이나 차로를 줄여 자전거전용도로를 만드는 방식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18일 경제자유구역 국제도시인 인천 송도의 중앙대로 한가운데에 자전거전용도로를 조성한다고 밝혔다. 송도 중앙대로는 53.3㎢(1700여만 평)의 송도국제도시를 종단하는 길이 6.5㎞의 간선 도로로 왕복 6차로로 2014년까지 완공된다. 이 도로의 한가운데 위치할 폭 38m의 녹지대 양쪽에 폭 3m의 자전거전용도로를 만든다는 것이다.

인천경제청은 내년에 1단계로 완공되는 2.45㎞ 구간에 우선적으로 ‘중앙차로 자전거전용도로’를 적용한다. 자전거 통행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자동차 주행 차로와의 경계에는 폭 1m가량의 완충지대를 둔다.

중앙차로 자전거전용도로는 스위스의 루체른, 오스트리아의 빈·인스브루크 등에 있다. 차로 바깥쪽의 자전거도로에 비해 시야가 넓고 불법 주정차 등에 의한 사고 위험이 적으며, 자전거의 통행 속도가 크게 향상되는 이점이 있다.

이헌석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은 “중앙차로 자전거전용도로는 자동차 위주로 짜였던 교통체계를 자전거와 대중교통으로 전환하기 위한 것”이라며 “송도에서 교통체증이 일상화하고 이에 따른 대기오염 문제가 발생한다면 국제도시로서의 경쟁력을 기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인천경제청은 송도를 ‘자전거 국제도시’로 만들기 위해 송도에 진입하면 자동차는 지하주차장에 주차하고, 도시 내 이동은 자전거와 지하철·버스가 전담하는 교통체계로 만들 방침이다. 이를 위해 중앙대로 외 나머지 도로에서도 폭 3m짜리 자전거전용도로를 건설한다. 왕복 4차로 이하의 도로들에서는 건축물의 세트백(Setback) 공간과 보도 구간을 통합해 자전거 길을 확보한다.

충청남도는 홍성·예산 일대에 들어서는 도청 이전(2012년 예정) 신도시를 ‘자전거 타기 좋은 신도시’로 건설키로 했다. 도시 설계 과정부터 왕복 2차로 이상 모든 도로에 자전거전용도로를 반영하고, 교통신호·가로등 등 도로 시설물도 자전거 통행을 방해하지 않도록 고안된다. 또 시내 곳곳에 자전거 주차빌딩을 건설하고 프랑스 파리처럼 무인 자전거 대여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제주시는 내년에 2억원을 들여 무인 공용 자전거 시스템을 설치하고 시내 도로의 자전거 길과 경사도 등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자전거 지도를 제작·보급할 계획이다. 광주광역시는 올해부터 2015년까지 25억원을 들여 첨단대교∼극락교 간 영산강 동쪽 기슭에 11.2㎞의 자전거전용도로를 건설한다. 대구시도 내년 말까지 성서공단의 간선도로에 4.3㎞의 자전거전용도로를 건설 하기로 했다.

정기환·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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