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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일린 개인 e - 메일 해킹당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버락 오바마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와 세라 페일린 미 공화당 부통령 후보의 수난이 잇따르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WP)는 17일 페일린의 개인 e-메일 계정이 해킹당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신원 미상의 해커들이 지난 밤새 페일린의 개인 e-메일 계정인 ‘gov.palin@yahoo.com’에 접근해 정보를 빼냈다”며 “이들은 해킹한 정보 가운데 페일린의 사진과 7~8개의 e-메일 답신, 페일린의 연락망 목록 등을 ‘위키리크스(Wikileaks.org)’라는 웹사이트에 게시했다”고 전했다.

공화당 선거 캠프 대변인 릭 데이비스는 이날 오후 성명을 내고 “페일린에 대한 충격적인 권리침해”라며 “해킹에 관여한 사람들을 철저히 밝혀내 처벌할 방침”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공개된 e-메일 가운데는 페일린이 알래스카 주지사로서 한 공적 업무 내용도 있는 것으로 확인돼 페일린도 곤혹스럽게 됐다. 주지사가 보안이 요구되는 공무를 민간 웹사이트의 사적인 e-메일로 처리했다는 비난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페일린은 이미 야후 사이트에 또 다른 개인 e-메일 계정(gov.sarah)을 등록해 놓고 공무를 처리해 온 의혹을 받아 안드레아 맥리오드라는 시민운동가로부터 관련 e-메일들을 공개하라는 소송을 제기당한 상태다. 맥리오드는 이날 “해킹당할 가능성이 상존하는 개인 e-메일을 부주의하게 사용하는 사람이 어떻게 국가 안보를 다룰 수 있을지 의심된다”고 비판했다.

오바마에게는 정체불명의 협박편지가 잇따라 발송됐고, 그를 겨냥한 인종차별적 낙서도 발견돼 미 연방 비밀검찰국이 17일 수사에 나섰다. 최근 미시간주 리빙스턴 카운티의 민주당사에는 “오바마가 총격을 당하기 원한다”는 괴편지가 배달됐다. 비슷한 시기에 미시간주 호웰의 한 사업가에게도 “당신이 누구를 뽑을지 심각하게 생각해 보라”는 경고와 함께 인종차별적 욕설을 담은 편지가 배달됐다.

또 17일 미시간주 앤아버의 23번 국도에선 오바마의 선거운동 벽보에 나치의 만십자 표장과 백인우월주의 집단 KKK의 상징을 담은 인종차별적 욕설이 스프레이 페인트로 덧칠된 사건도 발생했다. 오바마 선거 캠프의 브렌트 콜번 대변인은 이날 “대선 정국이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오바마에 대해 대규모로 가해진 야만적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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