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선수에게 독도 그림 줄 겁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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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정수정 화백이 외국인 선수들에게 줄 독도 그림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끼리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외쳐봐야 소용없는 일 아닙니까. 외국 선수들에게 독도 그림을 주기로 결심한 이유지요.”

6년 전부터 독도 그림을 그리고 있는 ‘독도 화백’ 정수정(53·대구시 대명동)씨의 말이다. 그는 요즘 자신의 화실에서 특별한 손님들에게 선물할 독도 그림 그리기에 온 힘을 쏟고 있다. 가로 27㎝, 세로 12㎝짜리 독도 그림은 동·서 섬과 일출 모습을 담은 사실화다. 정 화백은 7월부터 독도 그리기에 매달렸다. 25일 대구스타디움에서 개막하는 대구국제육상경기대회에 참가하는 선수·임원에게 주기 위해서였다. 정씨는 “세계적인 선수들에게 그림을 주면 독도가 한국 땅이란 사실을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이달 초 독도를 다녀왔다. 동·서섬의 모습과 일출 위치를 보다 정확하게 담으려는 뜻에서였다. 동·서 섬만 그린 이전 그림에 일출 장면을 일일이 다시 그려넣었다고 한다. 그는 “그림이 정확해야 외국 선수들이 독도를 제대로 기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화백은 최근 대구국제육상경기대회 조직위원회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그림 기증을 제의했다. 조직위 측은 “신선한 발상”이라며 선뜻 받아들였다. 그림은 러시아의 여자 장대높이뛰기 선수 옐레나 이신바예바 등 90명의 외국 선수와 임원 등 모두 200명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그는 1979년부터 5년간 대구시 공무원으로 일하다 전업 작가의 길을 걸었다. 2006년에는 소년소녀가장 860명에게 독도 그림을 선물하는 등 그림으로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정 화백은 “독도 그리기에 더욱 매진해 개인전을 여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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