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브렌트유의 국제 현물시장 가격은 올 들어 가장 낮은 배럴당 86.75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이래 11개월 만의 최저치다. 하루 전보다는 4.09달러 떨어졌고, 사상 최고가였던 올 7월 3일의 144.02달러에 비해서는 40% 하락했다. 우리나라가 많이 들여오는 두바이유도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 전날보다 배럴당 5.79달러 떨어진 86.56달러에 거래됐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4.04달러 하락한 91.41달러였다. 두바이유와 WTI는 7개월여 전인 올 2월 초 가격으로 돌아갔다.
금속류 같은 다른 원자재 가격도 떨어졌다. 이날 영국 런던 금속시장에서 구리 값은 t당 6879달러에서 6841달러로 내렸다. 알루미늄과 니켈 값도 하락했다. 대한광업진흥공사 측은 “전기와 철강 생산에 쓰이는 유연탄 가격도 곧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DTN의 애널리스트인 데어린 뉴솜은 “미국의 금리 동결로 달러화 강세가 예상되면서 상품 투자에서 자금이 지속적으로 빠져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가 같은 국제 원자재 가격 하락은 한국 경제에 일단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유가가 배럴당 1달러 내리면 국내 소비자물가도 0.02%포인트 내린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달러 기준 원유 수입액이 줄어 무역수지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유가 하락이 한국 경제에 청신호만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허찬국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은 “미국·EU·일본·중국 등의 불황이 유가에 반영된 것”이라며 “우리나라 수출이 위축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권혁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