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화폐 주도권 다툼 치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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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전자화폐 「몬덱스」가 시험운용에 들어간지 1년이 지났다.지난해 7월 몬덱스의 출현 이후 이제 메모리칩이 부착된 전자화폐를유통시키려는 시도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유럽에서는 몬덱스와 같은 전자화폐를 미래형 전자결제의 표준형으로 정하려는 관련회사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이에 맞서 비자나 마스터카드등의 미국 신용카드회사들 역시 카드 한장에 현금.신용카드기능과 개인정보를 담은 다기능 전자화폐 를 선보일 계획이라 갈수록 경쟁이 불꽃을 튀기고 있다.특히 비자카드사는 이번 애틀랜타올림픽에서 「비자캐시」라는 전자화폐를 선보이며 세계 최대규모의 전자화폐 유통을 시험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우리나라도 전자화폐를 전국적으로 통용 시키기 위해 지난 4월전국 은행관계자가 모여 「전자지갑표준화 실무작업반」을 구성하는등 본격적인 도입작업에 들어갔다.
이와같은 전자화폐를 둘러싼 패권다툼은 일차적으로 향후 전자결제시장의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한 세계표준의 확립과 단말기등 그주변기기 시장에 대한 참여를 보장받기 위해서다.또 연간 8조달러에 달하는 상거래상의 현금결제에서 약 20%를 차지하는 10달러 미만의 소액거래시장을 전자결제로 대체하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다.그러나 일반의 인식이 생각만큼 따라주지 않고 있다는 점이문제다. 영국남부 상업도시 스윈던에서 지난해 7월 출범한 몬덱스카드의 이용실적도 기대보다 저조하다.인구 17만명의 이 도시에서 현재 이 전자화폐를 사용하는 고객은 1만명 가량으로,1년안에 이용자가 4만명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은 빗나갔다 .실제로 스윈던시의 맥도널드햄버거점에서 몬덱스카드의 이용률은 전체매출액의 2~3%선 정도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전자화폐가 갖는 편리성때문에 이에대한 각국의 관심은 매우 높다.
최근 몬덱스카드는 호주의 4개은행과 뉴질랜드의 6개은행에 영업권을 판매했다.이웃나라인 일본에서도 일본흥업은행(日本興業銀行)을 중심으로 계열사의 설립계획이 구체화되고 있다.
이에 힘입어 현재 몬덱스카드의 판매처는 영국.홍콩.싱가포르.
미국.캐나다를 합해 전세계 15개국으로 늘어났다.
한편 몬덱스진영에 맞서 벨기에의 전자화폐인 「프로톤카드」역시캐나다.네덜란드.브라질등 7개국에 영업권을 판매하며 새로운 「표준」으로 만들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권정현(權正鉉)한국은행 금융결제부장은 각국이 개발중인 전자화폐의 성패여부가 『단말기등 기기.시스템의 구축에 드는 방대한 자금마련과 해외판매및 제휴기업의 확대를 통한 투자부담의 경감문제가 열쇠가 될 것』으로 보고있다.
유권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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