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 홍석현사장.중국 장쩌민주석 회견 어떻게 이루어졌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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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장쩌민(江澤民)중국 국가주석과 중앙일보 홍석현(洪錫炫)사장과의 회견은 한.중 수교 4주년(8월24일)을 앞두고 이뤄졌다.
이날 회견은 한.중 양국 교류사에 기념비적 의미를 갖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한국 언론이 중국의 국가 원수를 단독으로 회견한 것은 건국 이래 처음이기 때문이다.
중국 국가원수와의 단독 인터뷰는 성사되기 어렵기로 널리 정평이 나 있다.
예컨대 사회주의 혈맹(血盟)관계를 자랑하는 북한 언론들도 지난 47년간 중국 국가원수와의 단독 회견을 성사시킨 적이 없다. 뿐만 아니라 미국.유럽.일본등지의 유력지(有力紙)들 역시 끊임없이 인터뷰를 시도하고 있으나 몇몇 예외적 케이스를 제외하고는 아직껏 단독 회견의 기회를 잡지 못했다.
江주석이 중앙일보와의 단독 회견을 수락한 것은 그가 한.중 관계를 매우 중요시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겨우 4년에 지나지 않는 짧은 수교 기간에도 불구하고정치.경제.외교등 각 분야에서 빠르고 폭넓은 진전을 거듭하고 있는 양국 관계에 대한 만족감의 표시이자 양국 관계를 더욱 증진시켜 나가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번 단독 회견에 배석한 궈차오런(郭超人)신화통신사장(장관급)도 『江주석이 중앙일보와의 회견에 응한 것은 대(對)한국 관계를 그만큼 중시한다는 의미 말고도 그동안 양국 정부및 국민간의 이해 증진을 위해 기울인 중앙일보의 노력을 평 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江주석과의 이번 회견이 성사되기까지에는 2년이라는 긴 시간이걸렸고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다.
지난 94년 가을 중앙일보는 95년의 창간 30주년을 앞두고江주석과의 회견을 처음 추진,같은 해 9월 모든 수속을 끝낸 뒤 江주석의 최종 결심만을 남겨 두고 있었다.
그러나 95년11월 한국 방문 계획을 갖고 있었던 江주석은 『한국 방문 전에 한국 언론 전체와의 합동 기자회견을 갖겠다』는 뜻을 밝혀 단독 회견이 성사되기 일보 직전에 무산됐다.
江주석의 방한(訪韓)이 이뤄진 뒤에는 중앙일보와의 회견에 대한 江주석의 긍정적 반응에도 불구,그의 바쁜 국내 일정과 잦은외국 방문으로 인해 좀처럼 시간을 내기 힘들었다.
그러다 마침내 한.중 수교 4주년을 계기로 江주석과의 단독 회견이 성사됐고 江주석은 아프리카와 유럽 순방에서 돌아온 직후중앙일보와의 회견 일자를 잡았다.
한편 이날 회견에는 중국측에서 郭신화통신사장과 천젠(陳健)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급)가,본사측에서 금창태(琴昌泰)편집인과 고흥길(高興吉)편집국장.최철주(崔喆周)사장실장.문일현(文日鉉)베이징(北京)특파원이 배석했다.
베이징=문일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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