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對정부질문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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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15대국회의 첫 「본 게임」이랄 수있는 대정부질문이 시작된 15일 여의도의사당엔 종일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의원과 장관간에도 설전이 벌어졌지만 여야 의원간의 입씨름도 치열해 방청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날 여야간 갈등은 맨 마지막 질문자로 나선 신한국당 이신범(李信範.서울강서을)의원의 질의가 시작되면서부터 고조되기 시작.李의원은 야권의 두 金총재를 『지난 대선에서 이미 역할이 끝난 사람』『우리 세대의 많은 사람들 눈에 눈물을 맺히게 한 사람』이라고 매도.
그는 최근의 국회공전을 『야당 지도자들이 선거패배 책임을 회피하고 정치생명을 연장하며 더 유리한 정치환경을 조성하자는 필요에서 시작됐다』고 비난.
李의원은 「늑대와 양치기 소년」의 우화까지 들어 김대중(金大中)총재의 대권 4수(四修)를 공격한뒤 김종필(金鍾泌)총재를 겨냥,『과거에 대한 반성없이 6.10항쟁으로 쟁취한 현행 헌법을 고치자고 한다』고 힐난.
李의원이 5분여에 걸쳐 두 金총재를 집중공격하자 김옥두(金玉斗.장흥-영암).이윤수(李允洙.성남수정)의원등 야당의원들은 『어린 아이가 무슨 소리냐』『야당의원 빼간 여당은 표창장감이군』이라고 맞고함치며 발언중단을 요구,의사당은 한동안 아수라장.
연단으로 다짜고짜 뛰어나온 자민련 이원범(李元範.대전서갑)의원은 『영수회담을 앞두고 손자같은 어린애를 내세워 야당 총재를공격하는게 신한국이냐』고 흥분.
80년 이신범의원과 함께 투옥됐던 국민회의 설훈(薛勳.서울도봉을)의원도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대정부질문이 아니라 야당총재에 대한 인신공격』이라고 가세.
자민련은 본회의직후 李의원을 국회 윤리위에 회부하기로 결정했고 국민회의도 李의원의 사과가 없으면 공동보조를 취하기로 결정. ***강삼재총장에 공세 …이날 야당의원들의 집중공세를 받고 가장 당혹한 인사는 오인환(吳隣煥)공보처장관과 강삼재(姜三載)신한국당 사무총장.
김경재(金景梓.순천갑)의원이 『吳장관은 언론사간부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철저한 언론통제를 하고 있다는 소문이 있다』며吳장관을 『언론조작의 명수인 나치의 공보상 괴벨스에 버금가는 오벨스』로 비유하자 공보처간부들은 국무위원석에 앉아있던 吳장관주위에 몰려 즉석 구수회의를 하는등 한때 긴장된 분위기.
답변에 나선 吳장관은 『金의원께서 저를 유대인을 학살한 괴벨스에 비유하는 적절치 못한 표현을 쓰신 것 같다』며 『국민의식수준을 고려할때 그같은 일을 할 수 있겠느냐』는 자제된 표현으로 항의의사를 표시.
姜총장 또한 『근거없이 DJ의 「20억+α」설을 퍼뜨려 명예를 훼손했다』는 야당의원의 질책에 이어 『현재 수사결과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의 비자금이 유입됐다는 단서를 찾을수 없다』는법무장관의 답변까지 이어져 곤혹스런 모습.
최훈,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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