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안전공사 직원 사칭 가스레인지 사기판매 극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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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가스안전공사 직원을 사칭,가정집을 찾아다니며 『가스레인지가 샌다』고 겁을 준 뒤 다른 것으로 바꾸도록 하는 가스레인지 사기판매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주부 장순자(58.부산시영도구동삼동 주공아파트1단지)씨는 5월16일 『가스안전공사에서 정기점검 나왔다』는 30대 남자 2명으로부터 『레인지에서 가스가 새는데 놔두면 큰일난다.바꿔야 한다』는 말을 듣고 그 자리에서 13만8천원을 주 고 얼른 새것으로 바꿨다.
쓰고 있던 가스레인지는 『못쓰는 폐품』이라며 이들이 그냥 갖고 갔다.
그러나 새 가스레인지는 3일뒤 고장났고 이들이 적어준 애프터서비스센터로 전화했으나 받지 않아 결국 다른 수리업자를 통해 고쳤다.張씨는 『걸핏하면 일어나는 잦은 가스사고에 잔뜩 불안해있던 판에 「안전공사 직원」이라는 사람들이 나와 「가스가 샌다」기에 덜컥 겁이 나 바꿨다가 낭패를 당했다』고 말했다.
張씨의 아들 정영섭(23.인쇄업)씨는 『이들 사기범들을 찾기위해 수소문하는 과정에서 제조회사인 H전기가 지난해 부도로 도산한 것을 알게 됐다』며 『그곳에서 흘러나온 재고품을 이런 식으로 판 것 같다』고 말했다.
본사 취재팀이 확인한 결과 이 아파트단지(4개동 9백76가구)에서만 같은 수법으로 피해를 본 주민이 20여가구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해시장유동 최애자(56.주부)씨도 똑같은 수법으로 피해를 당했다.崔씨는 『지난달 4일 혼자 집을 보고 있는데 「김해 가스안전공사 직원」이라는 남자 2명이 집으로 찾아와 점검중 「밸브가 샌다.레인지를 바꾸라」고 해 13만9천원을 주고 산지 1년밖에 되지 않은 레인지를 R가스레인지로 바꿨다』고 말했다.
물론 쓰던 레인지는 『못쓰는 것』이라며 그들이 갖고 갔다.
부산주부클럽연합회 황미현 간사는 『주로 나이 많은 주부들이 집에 혼자있는 틈을 노린 이런 종류의 사기판매가 많이 신고되고있다』며 『정기적인 가스점검이 아닌 경우 이같은 속임수에 넘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이재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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