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뷰>'이규형의 일본스케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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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현재 일본 젊은이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지금까지의프로그램들은 경제성장을 이룬 집단주의적이고 인내를 갖춘 일본인을 보여주거나 방종한 일본인의 생활을 단편적으로 살피는데 그쳤다.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는 젊은이를 다룬 프로그램은 드물었다.
SBS가 지난 2일부터 방송한 5부작 다큐멘터리『이규형의 일본스케치』(연출 조유철.이규형,제작 한맥유니온)는 『청춘스케치』등 청춘 영화를 제작했고 6년간 일본에 거주하고 있는 이규형의 눈을 통해 일본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대중문화를 통해 일본의 젊은 세대를 「있는 그대로」살펴본다는 것이 프로그램의 당초 기획.
방송된 다섯편은 모두 프로그램의 당초 의도에 충실했다.집안에만 틀어박혀 자신이 좋아하는 전쟁.만화등 한가지 것에만 몰두하는 이른바 『오타쿠』『완전자살 매뉴얼』이라는 자살 안내서가 베스트셀러가 되고 자살 장면을 생중계하는 충격주의 출판과 언론의현장,만화 캐릭터와 연예인을 우상화해 벌이고 있는 문화전쟁의 실태,「여자는 결혼을 안하고 남자는 결혼을 못한다」는 일본여성의 인식 변화등을 「있는 그대로」보여준다.특히 5편에서 보여준명문 메이지대 응원부의 모습은 충 격적이다.최고 지성인들의 엄격한 규율과 구타는 과거 일본을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티」도 눈에 띈다.지나치게 「있는 그대로」에 충실하려다 보니 전체적인 전망이나 분석이 부족하다.예를 들어 「우상만들기」편에서 일본의 만화.연예인 산업이 결국 돈과 결부된 문화상품 만들기라고 한마디만 흘렸을뿐 면밀한 분석■ 없었다.일본문화의 한국시장 침투가 문제되는 시점에서 일본과 한국의 대중문화를 비교했다면 좋았을 것이다.
장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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