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아널드 슈워제네거 주연 "이레이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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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아널드 슈워제네거는 가장 안죽는 배우다.『터미네이터2』 『토탈리콜』 『트루라이즈』등에서 그는 각기 다른 성격의 배역을 맡지만 강력한 악당집단을 물리치고 혼자서 정의를 실현하는 한가지색깔의 역할을 맡는다.목숨이 열개라도 모자랄 상 황에서도 그는결코 죽는 법이 없다.이제 그는 다른 배역을 맡는다는 것이 상상이 되지 않을 만큼 소영웅의 대명사로 정착했다.
29일 개봉되는 『이레이저』는 슈워제네거의 이미지에 갖은 할리우드의 영화적 노하우를 쏟아부어 만들어낸 액션대작이다.이전에그가 출연했던 영화와 뼈대는 비슷하지만 포장술에서 다시 한번 할리우드의 위력을 보여준다.
슈워제네거의 배역은 연방경찰의 증인보호 특수요원 존 크루거.
보복위협을 받는 증인들을 세상에서 「지우고」 새로운 인간을 만들어내는 이레이저다.그가 새로 맡은 증인은 방위산업체 여자 중역인 리 컬른.러시아 마피아에 초강력 전자기관총인 레일건을 밀매한 증거를 FBI에 넘기려다 쫓기는 신세다.컬른을 살해하려는무기밀매조직에는 국방차관을 비롯해 CIA요원과 크루거의 직속상관인 드거린까지 연루돼있다.
익숙한 이야기를 만화처럼 쉽게 풀어가지만 그 어떤 만화같은 얘기도 현실처럼 만들어내는 특수효과로 생각할 틈을 주지 않고 관객을 빨아들인다.
83년 흑인으론 처음 미스 유니버스에 뽑혔지만 잡지에 누드모델을 섰다 자격을 박탈당한 뒤 가수로 활동하고 있는 바네사 윌리엄스가 리 컬른역으로 나와 매혹적인 모습을 보인다.드거린 역은 거칠면서도 지능적인 악역에 일가견이 있는 제임 스 칸이 맡아 호연을 해 왕년의 액션스타 제임스 코번이 국장역을 맡아 오랜만에 스크린에 모습을 보인다.짐 캐리가 주연한 『마스크』로 흥행감독의 위치를 굳힌 척 러셀 감독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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