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기내용 '제주광천수' 시판 준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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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한진그룹이 제주도의 지하수를 이용한 생수시장 진입을 추진 중이어서 파문이 일고 있다.

㈜한국공항 고위 관계자는 27일 "대한항공 기내서비스로 제공되는 '제주광천수'를 외국 항공사와 국내 호텔 등에 공급하는 시판체제를 갖추겠다"고 밝혔다.

㈜한국공항은 지난 2월 "제주 지하수를 먹는 샘물로 제조, 판매할 수 있게 해달라"고 국민고충처리위원회에 민원을 냈다.

㈜제동흥산(현 ㈜한국공항으로 흡수)은 1984년부터 도내 제동목장 내 지하수 채수허가를 받아 '제주광천수'를 생산해 왔다. 현재 허가된 취수량은 월 3000t으로, 93년부터 '기내서비스와 수출, 주한 외국인에 대한 판매로 제한한다'는 허가조건에 따라 국내 시판은 하지 못했다.

한진그룹은 제주도가 제주개발특별법에 따라 지하수 반출을 제한하자 행정소송을 제기, 2심까지 승소했으나 96년 국내 시판 계획을 철회하고 소송도 취하했었다.

그러나 한진그룹은 올들어 대한항공 직원들을 대상으로 생수의 새 브랜드를 공모하는 등 시판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현재 제주도 산하 공기업인 제주지방개발공사의 '제주삼다수'와 경쟁이 불가피하게 됐다.

이에 대해 우근민 제주지사는 "대책 마련을 해당 부서에 지시했다"고 말했다.

㈜한국공항 측은 "외국인에게도 잘 알려진 '제주광천수'의 공급망을 다소 늘리겠다는 것일뿐 일반 소비자 시장을 겨냥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허가 물량으론 시장 진입도 어렵고, 허가량을 늘리려면 도의회 동의를 얻어야 돼 사업을 일방적으로 추진할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양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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