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오픈골프대회 우숭 스티브 존스 누구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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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괴물」 오클랜드힐스는 끝까지 오기를 부렸다.그레그 노먼.어니 엘스.닉 팔도등 이 시대의 손꼽히는 선수들을 거부하고 무명용사를 새로운 영웅으로 탄생시켰다.
미국의 스티브 존스(37)가 제96회 미국오픈골프대회(총상금2백40만달러)에서 우승,정상에 우뚝서며 세계골프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존스는 17일 미국 미시간주 오클랜드힐스CC(파70)에서 막을 내린 최종일 4라운드에서 69타를 기록,합계 2언더파 2백78타(74-66-69-69)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우승상금 42만5천달러(약 3억3천만원).
지역예선 출신으로 미국오픈에서 우승하기는 76년 제리 페이트이후 20년만이다.
존스의 미국오픈 제패는 한편의 인간승리 드라마다.
콜로라도대 출신으로 85년 프로로 전향한 존스는 데뷔 3년만인 88년 첫타이틀(페블비치오픈)을 차지한 뒤 89년 3개대회를 거푸 석권,각광받기 시작했다.그러나 91년 산악자전거를 타다 불의의 사고를 당해 3년넘게 골프채를 놓아야하 는 불운을 겪었다.특히 골프클럽을 쥘때 가장 중요한 기능을 하는 왼손 네번째 손가락이 부러지고만 것.
2년간의 피나는 재활훈련으로 재기에 성공한 존스는 94년 후반부터 투어에 복귀했다.그러나 임팩트때의 충격은 여전히 그를 괴롭히는 고통이었다.
결국 존스는 그동안 해온 그립방법을 바꿀 수밖에 없었고 해마다 제한된 경기에만 출전하며 특별치료를 받아야 했다.
성적이 좋을리 없었다.지난해 상금랭킹은 고작 79위.이때문에랭킹 30위까지에게만 참가자격이 주어지는 이번 대회 출전을 위해 오하이오 지역예선에 출전할 수밖에 없었고,연장전끝에 가까스로 출전티켓을 따내는 호된 시련을 감수해야 했다 .
존스는 개막을 앞두고 읽은 골프서적 『호건』에서 「남의 성적은 물론 자신의 성적에도 신경쓰지 말고 오로지 샷 하나 하나에최선을 다한다」는 호건의 말을 대회기간내내 가슴깊이 되새겼다고털어놓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김종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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