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앤드차일드>또래들 집에 초청 정넘친 7세아들 생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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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자녀들의 생일파티를 집에서 차려주는 대신 패스트푸드점이나 놀이시설을 이용하는 주부들이 자주 눈에 띈다.
요즘은 아이들이 친구 사귈 기회가 적고 특히 아파트에 사는 아이들 중엔 건너편 동까지도 혼자 못가는 경우가 많아 친구집에가보는 일이 흔치 않다.그래서 나는 조금 힘들더라도 아이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해 생일상을 차려주기로 마음먹었 다.
최근 7세된 아들 재영의 생일파티를 집에서 차려주었다.아이들은 음식보다 함께 즐기는 놀이와 분위기 등을 더 소중히 생각하는데 착안해 생일파티를 알리는 작은 초대장,친구 집을 장식한 예쁜 풍선들,재미있는 모양의 케이크,친구들과 함께 벌이는 게임따위에 신경을 썼다.
15명이나 되는 아들 친구들을 위해 닭다리(30개)를 오븐에굽고 6백g정도의 고기완자와 꼬마김밥.과일.음료등을 준비했다.
파티후 아이를 데리러 오는 엄마들을 위해 약간의 감자샌드위치를만들었고 평소 요리에 관심이 많은 남편이 재영 의 이름을 새긴케이크를 준비해 주었다.
식사후엔 아들이 구상한 게임들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예를 들면 상자 속에 생일을 맞은 아이에게 주는 즉흥선물을 적은 쪽지를 넣어 친구들이 뽑는대로 직접 해주게 했던 것.상자안엔 노래 불러주기,뽀뽀 20번 해주기,안아주기,엉덩이로 이름쓰기등 재미있는 선물들이 가득했다.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좋았던건 온가족이 함께 생일파티를 준비하면서 느꼈던 따뜻한 정이었다.
형의 생일 장식을 위해 볼이 터져라 풍선을 불어대던 동생 기영에게 『야,그만 불어.어지럽겠다』고 안쓰러워하던 재영의 모습이 얼마나 예뻤는지 모른다.
조인경〈서울송파구방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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