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시사회>SBS '남자대탐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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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남자대탐험』.12일부터 선보일 SBS 새 수목드라마(밤9시50분)의 제목이다.마치 여성들에게는 남성의 모든 것을 보여줄것같은 야릇한 타이틀.이 단어의 행간속에는 성적인 메타포가 은밀히 숨어있다.
한창 촬영도중 작가가 바뀌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 『남자대탐험』이 6일 시사회를 통해 1부가 공개됐다.「남자는 훈장을 달고태어나나?」란 부제가 붙은 1부는 총16부의 일부에 불과하지만어떤 드라마일 것이라는 가이드라인은 충분히 보 여줬다.
1부는 주인공 「나」(강영웅)의 탄생시점부터 재수시절까지의 이야기.턱하니 「고추」를 달고 태어난 강영웅이 건장한 청년으로거듭나는 과정이 한편의 동화처럼 그려진다.유아기.사춘기.청소년기를 지나는 강영웅의 「남자되기」는 이미 뭇 남 성들이 경험한보편적인 일화의 범주를 벗어나지 않아 친근감을 준다.성에 대한초보적인 관심,포경수술,여선생님에 대한 짝사랑,애인에 대한 막연한 동경 등등.한 남자가 되기 위한 「나」의 통과의례는 대개이런 것들로 채워지고 있다.
여기에 홀아비인 할아버지와 면서기인 아버지의 이야기가 간간이삽입되면서 「나」란 개인을 떠나 주제는 일반적인 남성들로 확대된다.강영웅이든,아버지든,할아버지든 그들이 공통적으로 남성임을확인하는 것은 여성이란 상대를 통해서다.
코믹한 에피소드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시골풍경이 마치 초봄을알리는 새순처럼 상큼하다.늘 여성중심 소재의 드라마가 주종을 이루던 TV드라마에서 어쨌든 남자에게 초점을 맞춘 『남자대탐험』은 분명 독특한 소재를 담고 있다.
그것이 남성에 대한 거창한 사회학적인 고찰이든,단순한 호기심차원이든 『남자대탐험』이 갖는 기본적인 미덕은 이것만으로도 충분하다.혹시나 이 시대의 올바른 남성상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때문이다.
최근 들어 남성의 가부장적인 권위가 점점 희박해지고 있다고들한다.권위의 실추는 필연적으로 여성 못지않게 남성상의 왜곡을 동반하고 있다.TV드라마에서 남성의 묘사도 마찬가지다.
비록 1부에서는 미흡했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남자대탐험』이 이 시대 올바른 남성상을 제시하는 수준으로 진행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재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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