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광주첨단전자전 기업체 홍보 전시회로 전락 시민들 빈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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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첨단이란 이름 아래 치러지는 「96광주첨단전자전」이 일반 가전제품들을 그대로 전시하는등 기업체 홍보 전시회로 전락,전시장을 찾은 시민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한국전자산업진흥회가 5일부터 광주비엔날레 전시관에서 열고 있는 96광주첨단전자전이 하루 1만5천명 이상의 관람객이 몰리는등 성황을 이루고 있다.지방에선 부산에 이어 두번째로 열리는데다 광주시가 시민들에게 정보화 마인드를 고취시키겠 다고 행사를유치한 뒤 대대적인 홍보를 해왔기 때문이다.
광주시는 광주.전남지역 1천2백여개 초.중.고교에 간부 공무원을 직접 보내거나 공문을 발송,학생들을 관람시키고 참관일은 수업일수로 간주해주도록 협조를 요청하는등 관중 동원에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입장료 수입의 40%(총 5천만원 추정)를 시 세입으로 처리한다는 조건으로 장소도 무료로 빌려줬을 뿐만 아니라 공무원.환경미화원 등을 파견하는등 행정적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실제 전시내용은 첨단 정보통신기술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시키기엔 턱없이 못미쳐 관람을 마친 사람들로부터 불만이쏟아지고 있는 실정이다.『이게 무슨 첨단전자전이냐.기업체의 판촉.홍보를 위한 상품전시장 아니냐.』『백화점 등에서 차분 히 구경하는 것만도 못한 전시물이 많은데 입장료까지 받다니 사기당한 느낌이다.』물론 지방에서 직접 볼 수 없던 종합정보TV와 디지털 비디오 디스크.다자간 영상회의 시스템등 첨단제품이 없는것은 아니다.하지만 전기면도기.다리미.냉장고.세 탁기.청소기.
커피 메이커등 첨단과는 거리가 먼 가전제품이 수두룩하니 입장료를 아까워할만도 하다.
공무원들마저 행사장을 다녀온 뒤 대부분 『우리 시가 행사의 실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마구 덤벼 장삿속에 놀아난 꼴이됐다』고 떨떠름한 표정들이다.
이런 판국인데도 행사 추진을 맡은 담당 공무원들은 『절대 다수의 관람객이 호평하고 있음에도 기자들이 극소수의 의견만 듣고혹평하고 있다』며 못마땅해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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