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는살아있다>신명나게 배우는 우리 가락-국립국악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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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대학생과 유치원생,엄마와 딸,할아버지와 손자,선생님과 제자가함께 어울려 손장단을 쳐 가며 열심히 진지하게 우리 소리를 배운다.그 속에는 진솔함과 자연스러움이 깃들어 있다.
매월 첫째주 토요일 오후2시 국립국악원 소극장은 국악 열기로가득하다.국립국악원 주최로 열리는 「우리음악 감상교실」이다.89년부터 시작해 지난해까지 2만여명의 관객이 다녀간 이 행사는쉽고 자세한 전문가의 해설과 음향.영상자료,명 창들의 실연이 한데 어우러지는 종합적이고 입체적인 감상 프로그램이다.올해 8년째를 맞는 이 프로그램은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최대의 정기 국악감상무대로 자리잡았다.
지금까지는 눈과 귀.머리로 이해하던 국악을 올해부터는 가슴과몸으로 체험하자는 뜻에서 「우리노래를 배웁시다」라는 프로그램을마련한 것이다.
국악을 이해하는 가장 빠른 길은 무엇보다 국악을 직접 몸으로체험하는 것이고,그때 비로소 그 속에 흐르는 우리 고유의 정서를 가장 잘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시범연주에 이어 함께 노래를 배운 다음 사회자의 지적에 따라한 명씩 무대 앞에 나와 불러 보는 기회도 마련돼 있다.언젠가초등학교에 다니는 한 남학생이 음정과 박자도 제 멋대로인 노래를 부른 적이 있다.관객들은 누구 하나 비웃지 않고 끝까지 들어 주며 환호하는 너그러움을 발휘했다.
지난 4월 「경기민요를 배웁시다」로 시작해 5월의 「동부민요」까지 일반인들의 관심과 호응은 상상 외로 컸다.날씨가 좋은 날이면 객석 복도바닥에까지 주저앉아 노래를 배우는 모습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오는 8일 남도민요를 시작으로 9월까지 시조.국악동요.국악가요.서도민요를 배우는 시간이 마련돼 있으며 내년부터는 통속민요에 머무르지 않고 각 지방의 토속민요로 그 범위를 확대해 사라져 가는 우리 민요를 직접 불러 볼 수 있는 기회 도 마련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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