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 슬럼프 극복 노하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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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를 코앞에 둔 수험생에게 여름방학 후유증은 가장 큰 적이다. 후유증은 곧 슬럼프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름방학 후유증을 잘 극복해 나가는 것도 실력이다. 어떻게 하면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을까. 지난 10여년 간 3학년 담임을 맡은 진선여고 장지영(46) 3학년부장에게 여름방학 후유증과 슬럼프 극복 비책을 들었다.

■ 상위권, 모의고사는 ‘모의’시험일 뿐이다

“상위권 학생들은 여름방학동안 탐구영역 학습에 치중했을 겁니다. 혹시 9월 평가원 모의고사 점수가 기대에 못 미쳤더라도 올라가는 단계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실망하면 슬럼프의 원인이 됩니다.”

장 부장은 수험생들이 여름방학 후 슬럼프를 겪는 가장 큰 원인을 ‘의욕상실’로 분석했다. 방학동안 최선을 다 했지만 모의고사 결과가 노력에 못 미치는 경우다. ‘열심히 해도 표시도 안 나는 걸’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상실감으로 인한 슬럼프가 찾아온다는 것. 그는 “수능까지 70여 일이라는 시간이 남았다”며 “취약부분이 무엇인지를 찾아낸 뒤 보충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점수가 안 나오는 특정영역에만 올인하는 것은 위험하다. 한 과목 점수를 올리기 위해 그 과목에만 몰입하다 보면 실제 수능에서는 다른 영역에서 구멍이 생길 수 있다. 취약과목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되 지금부터는 모든 과목을 매일 일정 분량씩 공부해야 한다는 얘기다.

수시2학기 합격생이 나오기 시작할 때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 장 부장은 “‘나보다 못하는 애가 합격했는데 나는 뭔가’라고 생각하면 학습의욕을 잃기 쉽다”며 “수시2학기 당락에 상관없이 끝까지 간다는 생각을 하면서 마인드컨트롤 해야 한다”고 말했다.

■ 중·하위권, 확실한 목표를 상기시켜라

“고3이라고 게임이나 TV에 빠지는 경우가 없는 게 아닙니다. 유혹에서 빨리 벗어나야 합니다.”

올해는 특히 베이징올림픽 때문에 방학동안 TV에 빠져 지낸 수험생이 늘었다. 늦게까지 TV시청을 하느라 생활리듬이 바뀌어 개학 후 3분의 1 정도의 학생이 수업시간에 존다고. 그는 “방학을 짜임새있게 보내지 못한 학생은 모의고사 후 ‘어짜피 안 될 걸’ 하는 생각으로 자포자기하는 경우가 있다”며 “빨리 원궤도로 돌아오지 않으면 성적은 더 떨어진다”고 충고했다.

중·하위권 학생들은 지금부터 탐구영역에 집중해야 한다. 지난해 장 부장이 담임을 맡았던 김모(19)양은 6월 모의고사 모든 과목에서 3~4등급을 유지하다 9월 모의고사 탐구영역 2과목에서 5등급을 받은 뒤 자포자기, 실제 수능에서는 전 과목 5~6등급으로 떨어졌다. 결국 재수를 하고 있다. “중·하위권은 탐구영역이 올라야 자신감을 갖고 다른 과목 점수도 올릴 수 있다”는 게 장 부장의 조언이다.

가장 중요한 건 학년초 자신이 세웠던 목표를 습관적으로 상기시켜야 한다는 것. 뚜렷한 목표를 가져야 슬럼프를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은 내가 좋아하는 걸 하는 때가 아니라 내 목표를 위해 해야 할 일을 할 때라고 생각하라”고 강조했다.

프리미엄 최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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