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당원과 편지 소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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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이명박 대통령이 25일 한나라당 당원들에게 편지를 보냈다. 취임한 뒤 당원들에게 편지를 보낸 건 처음이다.

한나라당 조직국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편지를 받은 사람은 15만여 명의 책임당원들이다. 한나라당은 대외적으로 170여만 명의 일반 당원을 내세운다. 책임당원은 그중에서도 매달 2000원의 당비를 지난 1년 동안 여섯 차례 이상 납부한 사람들이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대선이 끝난 뒤 소원해진 당과의 관계를 복원하기 위한 시도”라며 “소통 정치의 연장선”이라고 말했다. 여권에선 이 대통령의 최근 행보를 바둑의 격언인 ‘아생연후살타(我生然後殺他, 내 돌을 튼튼하게 한 뒤 상대방을 공격한다는 의미)’에 비유한다.

취임 초 ‘강부자·고소영 인사 파동’과 ‘쇠고기 파동’에서 이 대통령은 반대 세력의 공세에 끊임없이 시달렸다. 반면 국정 운영의 한 축인 한나라당은 청와대의 독주에 가려 소외감을 느껴야 했다. 취임 6개월의 시행착오를 되돌아보며 청와대에선 “지지 기반을 먼저 다독여야 한다”는 자성론이 나왔다고 한다. 20일 한나라당 신임 당직자들과의 만찬, 22일 당 사무처 직원들과의 만찬 등 이 대통령이 잇따라 ‘여당 챙기기’에 나선 이유다. 편지 정치는 그 연장선인 셈이다.

그래서 ‘당원 동지들에게 드리는 글’로 시작하는 편지엔 당과의 유대를 강조하는 이 대통령의 의지가 곳곳에 담겨 있다.

이 대통령은 “여러분께서 내 손으로 뽑은 대통령이 올바른 평가를 받지 못한 데 대해 안타까움과 걱정이 크셨을 줄 안다”며 “집권 초기의 어수선함을 딛고 새 마음 새 뜻으로 시작하게 됐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우리 국민은 ‘성공의 역사’ ‘발전의 역사’ ‘기적의 역사’를 일궈 왔으며, 그 중심에 당원 여러분이 있다”고 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역사는 뒷짐 지고 방관하는 자들의 것이 아니라 뛰어들어 바꾸고 실천하는 사람들의 몫”이라며 “위대한 대한민국의 기적을 만들어 가는 길을 저와 함께 달려가자”고 동참을 호소했다.

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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