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늘자 애주가 입맛도 고급화 양주시장 고속성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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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값비싼 위스키가 애주가들 사이에서 대중주,소위 「흔히 찾는 술」중 하나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지난해에 이어 올들어서도 소비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돈으로 따져 소주의 판매규모를 육박하고 있는 것이다.
20일 OB.진로.조선 등 주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6천억원어치(출고가 기준)가 팔렸던 위스키는 올해엔 무려 50%가 늘어난 9천억원선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이에 비해 지난해 9천5백억원대였던 소주시장은 1조원안쪽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됐다.
91년 10대4정도였던 위스키와 소주시장의 간격이 5년만에 10대9로 바짝 좁혀지게 된 것이다.특히 위스키는 주로 소비되는 곳이 룸살롱 등 출고가보다 보통 4~5배나 값을 비싸게 받는 업소여서 위스키를 마시느라 실제 애주가들의 주 머니에서 나가는 돈은 소주나 맥주보다 훨씬 많다는 것이 주류업계의 분석이다. 해방후 대중주 자리는 단연 막걸리와 소주가 30여년동안 차지했었다.식민통치아래서 국내에 상륙한 맥주의 경우 시중에선 일본식 발음대로 「삐루」라 하여 높은 세율(2백%)과 함께 대중과는 매우 거리가 먼 술로 인식됐었다.
그러나 70년대중반 국내경제가 고도 성장기를 맞아 「청바지.
통기타.생맥주」세대가 등장하면서 바뀌기 시작한 대중주 자리는 80년대 후반 막걸리가 대열에서 떨어져 나가면서 한동안 「맥주.소주」양대산맥으로 이어져왔다.그러던 것이 1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선으로 다가선 90년대들어 위스키가 성큼 올라서게 된 것. 영국 스카치위스키협회는 오는 2000년에는 한국 위스키시장이 3조원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이에 따라 양주업계의 시장싸움도 고급화경쟁 등으로 한층 뜨거워지고 있다.
정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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