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규씨, KBS사장 포기 “새 정부에 부담주기 싫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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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유력한 KBS 사장 후보로 꼽혀왔던 김인규(58·사진) 전 KBS 이사가 사장 공모 신청을 포기했다. 김 전 이사는 19일 오전 KBS이사회 사무국에 성명을 보내 “KBS 사내는 물론 정치권에서 본인을 둘러싼 더 이상의 소모적 논쟁이 확산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이번 공모에 신청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낙하산’ ‘코드인사’라는 정치적 논쟁의 한복판에 서면서 평소 자부했던 ‘방송인 김인규’가 ‘정치인 김인규’로 매도되는 냉엄한 현실을 직시했다”며 “떳떳하게 KBS 사장으로 나서라는 사내외 여론이 적지 않지만, 후보 응모 자체가 새 정부에 정치적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혼란한 KBS 사태의 장기화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 응모 포기를 결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전 이사는 KBS 보도국장, KBS 이사를 거쳤으며 지난 대선 당시 이명박 대통령 캠프 공보팀장을 지냈다. 2006년 KBS 사장 공모에도 나섰으나 당시 정연주 사장이 연임됐다.

그의 응모 포기는 더 이상 ‘코드인사’로 정권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KBS의 한 중견간부는 “캠프에 몸담았던 이력만 뺀다면 방송 전문가, 공채 1기라는 상징성, 조직 장악력 등에서 최적의 인물이었다”며 “정부가 또 다른 코드인사라는 문제 제기 속에서도 최근까지 ‘김인규 카드’를 고심한 것도 그만한 대안이 없어서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대변인 논평을 잇따라 내고 환영했다. 차명진 대변인은 “살신성인”이라며 “이제 KBS를 코드 방송으로 이용했던 사람들, 한나라당이 KBS를 코드 방송으로 이용할 것이라고 했던 사람들은 KBS가 국민에게 되돌려지는 과정을 조용히 지켜보길 바란다”고 밝혔다.

조윤선 대변인도 “이제는 그동안 국민의 손에서 멀어졌었던 KBS를 국민의 방송으로 되돌려줄 수 있는 적임자가 뽑혀야 한다”며 “국민들은 이념으로 사회를 편가르지 않는 방송을 만들어 줄 수 있는 CEO(최고경영자)를 원한다”고 논평했다.

노조와 ‘공영방송사수를 위한 KBS 사원행동’도 김씨의 결정에 환영의 뜻을 보였다.

노조는 “김 선배의 결정은 개인적 결단임과 동시에 노조의 낙하산 사장 저지 투쟁의 성과물”이라며 “정치독립적 방송 전문가가 KBS 사장에 임명되도록 하는 투쟁을 계속 벌이겠다”고 밝혔다.

사원행동도 “김씨의 결단은, 노무현 대통령의 언론특보 출신이었던 서동구씨의 자진사퇴와 더불어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평했다.

한편 새 KBS 사장 공모기한은 20일 오후 6시다. 19일까지 이사회에 신청한 후보는 한 명도 없다.

양성희·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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