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정국 이끌 새 인물은 누구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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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인도의 새 총리는 바치파이다.』 『아니다.싱 전 총리가 돼야 한다.』 나라시마 라오의 국민의회당 내각이 총사퇴를 단행한이후 제1당으로 부상한 힌두인민당(BJP)과 제2당 국민.좌파전선(NF-LF)이 차기 정권을 놓고 뜨거운 샅바싸움을 벌이고있다. 힌두인민당의 아탈 비하리 바치파이(70)는 11일 전당대회에서 새 당수로 뽑힌 다음 『샨카르 다얄 샤르마 대통령을 만나 차기 정부 구성권을 요청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시인.사회운동가 출신인 바치파이는 6선(選)의 온건 합리주의자로 평가받는다.그는 랄 크리슈나 아드바니 전당수가 올해초 뇌물스캔들로 인해 의원직 상실과 함께 총리 불출마를 선언하는 바람에 어부지리를 얻었다.총선후 힌두교 중심의 국수 적 당(黨)이미지를 희석시키려 노력중이다.
이에 대해 제2당인 NF-LF에서는 갖가지 주장이 대두되고 있으나 지난 89년부터 11개월간 총리를 지낸 비슈와나트 프라타프 싱(64) 추대 방안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여러 정당들이 느슨하게 연합해 결속력이 떨어진다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제3당으로 전락한 국민의회당이 「NF-LF중심의 연정구성」지지를 결정하는 바람에 일단 과반 의석(2백73석)에 쉽게 근접하고 있다.
싱 전 총리는 40세에 하원의원에 당선된 이후 최대 야당이었던 자나타 달(인민당) 당수를 지낸 정치 경험에다 라지브 간디내각당시 재무.국방장관을 지낸 경륜을 갖고 있다.「깨끗한 정치」를 표방해 신망도 두텁다.
NF-LF의 일각을 차지하는 인도 공산당은 11일 정치국 회의를 열고 19년동안 서벵갈주(州)주지사를 지낸 지요티 바수(82)를 총리후보로 내세울 뜻을 밝혀 「싱 단일카드」는 아직 미지수다.
관례상 내각 구성권은 제1당 당수에게 돌아간다.하지만 30일내에 의회 신임을 받지 못하면 차례는 제2당으로 넘어간다.
전문가들은 과거 경험으로 보아 누가 집권해도 허약한 연정체제가 불가피하고 이럴 경우 인도는 1~2년 안에 다시 총선을 치러야 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한편 국민의회당은 나라시마 라오 현 총리의 당수직은 유지시키도록 결정했다고 당관계자가 12일 밝혔다.
이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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