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과어린이>下.TV의 어린이 프로그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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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TV의 어린이 프로그램은 천편일률적이다.소재의 다양성을 외면한 채 몇가지 단골프로그램만 방송함으로써 어린이들에게 프로그램의 「편식」을 조장할 우려가 크다.
TV의 어린이 프로그램은 우선 만화영화가 지나치게 많다.방송3사는 주로 어린이들이 시청하는 저녁5~6시대에 만화를 집중편성,손쉽게 시간을 메우고 있는 형편이다.
이런 만화들로는 현재 KBS-2TV의 『독수리 5형제』『꾸러기 수비대』『두치와 뿌꾸』,MBC의 『몬타나 존스』『로봇수사대K캅스』,SBS의 『늑대기사 실반』『노트르담의 천사』『축구왕 허리케인』등 총8편.
TV의 만화편중현상은 최근 발간된 방송위원회 보고서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80년에서 95년까지 방송3사 프로그램의 정기개편 내용을 분석한 「우리나라 어린이 프로그램 편성추이」에 따르면 만화는 늘어린이 프로그램중 최고 비율로 올 라 있다.
95년 가을편성에도 만화는 전체편성중 각각 42.9%(KBS-2),28.8%(MBC),53%(SBS)를 기록해 유아교육.
탐사기행.다큐멘터리.게임 프로그램을 훨씬 능가했다.
특히 TV 어린이 만화의 수입의존도는 평균 90%를 넘어 문화적 이질감을 부추기고 있다.
이같은 편중현상은 오전 프로그램에서도 마찬가지.KBS와 MBC는 『TV유치원 하나 둘 셋』『혼자서도 잘해요』『뽀뽀뽀』등의시간대를 8시 전후로 겹쳐 놓아 여러 프로그램의 시청기회를 막고 있다.SBS는 아예 아침 어린이 프로그램조차 없는 실정.
이런 와중에서도 TV의 어린이시간 편성비율이 지난해 10%를넘는등 꾸준히 증가추세여서 그나마 다행한 일이다.그러나 미래의희망인 어린이를 위해 TV의 교육기능이 보다 강화되기 위해서는방송사별로 시간대를 차별화하거나 내용과 소재 ,포맷(형식)을 다채롭게 해야 한다는 숙제를 남겨놓고 있다.
정재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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