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복판에 오색딱따구리 살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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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서울시내 주택가에서 오색딱따구리 한쌍이 발견돼 화제가 되고 있다.서울 선정고 생물교사인 유대규(柳大奎.42)씨는 최근 서울 은평구신사2동 현대아파트 주변 나무에 살고 있는 딱따구리 한쌍을 발견,사진촬영에 성공했다.한국조류보호협회측은 사진판독 결과 『크기가 참새보다 약간 크고 배 아래쪽 깃털이 진홍색인 것으로 미뤄 오색딱따구리가 분명하다』고 밝혔다.주로 울창한 숲속에서 생활하며 간혹 농촌주변에서 발견되는 오색딱따구리가 주택가에서 발견된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柳씨가 처음 딱따구리를 발견하게 된 것은 지난달 27일 오후7시쯤. 「딱딱딱」소리가 들려 처음엔 아이들의 장난감소리정도로생각했다.그러나 소리가 계속되면서 5년전 경기도파주에서 들었던딱따구리 소리가 떠올랐다.柳씨는 혹시나 하는 생각에 아파트주변나무를 둘러보다 열심히 나무를 두드려 구멍을 파는 한쌍의 딱따구리를 찾아냈다.참새보다 약간 큰 딱따구리 부부는 나무둘레를 돌아가며 쪼아대다 가끔씩 자신의 구역을 확인하려는듯 「끼욧끼욧」하는 울음소리를 내곤 했다.한국조류보호협회 김성만(金成萬)회장은 『오색딱따구리는 우리나라 전역에서 서식하는 텃새지만 쉽게보기 어려운 새』라며 『공해를 뚫고 서울시내 주택가로 내려왔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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