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3社 프로축구 중계 외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6면

2002년 월드컵 국내 개최에 앞장선다는 방송3사가 정작 프로축구중계는 외면해 진정한 축구붐 조성과 거리가 먼 행태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달 30일 아디다스컵 대회로 96시즌을 개막한 프로축구는모두 28게임이 소화된 23일 현재 방송3사 통틀어 3게임만 중계돼 10.7%의 중계율을 보이고 있다.반면 13일 개막된 프로야구는 33게임이 치러진 23일 현재 모두 12게임이 중계돼 프로축구의 3배가 넘는 36%의 중계율을 보이고 있다.
이번 주말(28,29일)에도 프로야구는 3게임이 중계될 예정이나 아디다스컵대회는 29일 폐막전마저 중계여부가 불투명하다.
KBS-1TV만이 개막전을 밤9시뉴스까지 30분 미루며 중계할계획이지만 그다음 게임들은 『가능한 주1회 중계 를 원칙으로 한다』는 모호한 방침만 세웠을 뿐이다.
『지나간 월드컵 경기를 묶은 다큐멘터리는 앞다퉈 보여주면서 정작 축구붐 조성에 절대적인 프로축구중계는 기피하는 이유는 무엇이냐』는 시청자들의 항의가 방송사와 축구협회.PC통신에 빗발치고 있다.
축구협회는 『일본은 공영방송 NHK가 주2회 꾸준히 프로축구(J리그)를 중계,축구붐을 일으켰으나 한국은 공영방송.민방 구별없이 프로야구등 인기종목 중계에만 치중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프로축구 주관방송사인 KBS는 책임이 축구인들에게 있다고 반박한다.스포츠국 이규창부장은 『오후3시부터 두시간동안 중계시간을 잡아놓았다가 주최팀이 입장 수입 증대를 위해 경기를 돌연 한시간 연기하는 바람에 무산된게 세번이 나 된다』며 『경기시간을 지키는 건 물론 방송 사정상 30분쯤 앞당겨 시작해 달라고 해도 선선히 응하는 프로야구와 대조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SBS 스포츠국 관계자의 의견은 다르다.『과거경험으로 볼때 축구팀과의 협조여부는 문제가 안되며 본질적 이유는 시청률 경쟁과 광고』라고 지적한다.방송3사 공히 프로축구 중계를 꺼리는 것은 축구시청률이 야구의 3분의1 수준밖에 안되는데다 광고주들도 광고 기회가 많은 야구중계를 선호하는게 결정적 요인이란 것이다.
현재 일본과 백중세를 보이고 있는 월드컵유치전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축구장 관객수가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 확실한 만큼 축구붐 조성을 위한 방송사측의 배려가 절실한 시점이다.
강찬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